강진모 칼럼. 박준우 일러스트레이터
[뉴스클레임]
“어른이 돼지 못한 아이들에게.”
맞춤법이 틀렸다고 먼저 지적하고 싶은 사람들 있을 거다. 원래 쓰려던 말은 “어른이 되지 못한 돼지들에게”였다. 일부러 틀리게 썼다. 상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맞춤법 자경단처럼 굴면서 사람을 깎아내리는 애들을, 그 방식 그대로 한 번 놀려보고 싶었다.
세월호에서, 이태원에서, 어른이 되기도 전에 죽어간 아이들을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른 노릇 못하는 사람들, 남 욕하고 지적질에는 빠르면서 책임질 일에는 늘 한발 비켜 서 있는 사람들을 꼭 집어 말하고 싶었다. 동시에 이런 어른애들과 계속 말싸움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도 든다.
맞춤법이 세상의 잣대가 된 식민지 같은 공간에서, 배 두드리며 편하게 사는 돼지들은 잘 모를지 모른다. 세상은 이미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로 문턱을 넘었다. 불편하면 믿지 않아도 좋다. 그래도 “언제부터였나”를 묻는다면, 그 시점을 굳이 짚어줄 수는 있다. 2026년 4월, 가장 잔인한 달이었다.
앤트로픽이라는 회사가 새 모델 ‘미토스’를 만들었다. 이름처럼 신화적인 도약을 이뤘다. 그런데 이 회사는 그걸 바로 풀어 돈을 벌지 않았다. 오히려 관련 기관에 먼저 알렸다. 이걸 세상에 그대로 내놓으면, 해킹 무기 하나를 통째로 풀어놓는 꼴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토스는 27년 동안 아무도 못 찾았던 보안 체계의 구멍을 찾아냈다. 누구나 그 구멍을 통해 시스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정도면 “취약점”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구조 자체가 뚫려 있다는 뜻이다.
이제 상상해 볼 문제 하나가 있다. 그런 무기가 트럼프 같은 사람 손에 들어갔다고 치자. 입만 열면 폭격을 입에 올리는 그 손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폭탄이 하나 더 쥐어지는 셈이다. 발전소, 금융망, 통신망을 언제든 건드릴 수 있는 도구가 그 앞에 주어진다.
맞춤법 하나 고치는 일은 쉽다. 남의 문장에 빨간 줄 긋는 일도 쉽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는, 누가 이런 무기를 쥐고 있는지, 그리고 그걸 막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어른이 되지 못한 돼지들을 향한 조롱은 그래서 시작이었을 뿐이다. 진짜는 그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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