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남양주시장(좌) [사진=남양주시]
[필드뉴스=남양주 강성원 기자] 경기도 내에서 남양주시처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는 드물다. 특히 인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현재 약 73만 명이 거주하며 형만 보면 성공한 도시로 비춰진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은 늘었지만 일자리는 따라오지 못했다. 주거 기능은 확대됐지만 산업 기반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성장과 구조 사이의 간극이 도시의 한계로 남아 있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이를 숨기지 않고 지난 2023년 한 특강에서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양질의 일자리와 인프라가 부족한 불균형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방향 설정에 가까웠다. 무엇을 키울 것인지보다 무엇이 부족한지를 먼저 짚은 것이다.
남양주의 문제는 단순히 인구 구조가 아니다. 수도권 동북부 대표 베드타운으로 자리 잡으면서 생활 기반은 확대됐지만, 경제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도시 내부에서 소비와 일자리가 순환되지 않는 구조가 이어졌다. 인구가 늘수록 도시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반복됐다.
주광덕 시장이 ‘자족도시’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구 100만을 넘어서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규모보다 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주 시장은 이를 ‘슈퍼성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교통망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복합의료타운 구축을 3대 축으로 설정한 것도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도시 기능을 재편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변화의 핵심은 산업 기반이다. 남양주시가 역점으로 추진하는 왕숙도시첨단산업단지는 이 전략의 중심에 있다. 기존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와 디지털 산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투자도 구체화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왕숙도시첨단산업단지 내 ‘디지털 유니버스’에 IT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사업만으로도 약 4557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과 34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단순 사무 공간이 아니라 금융 IT 인력이 집적되는 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 허브를 구축한다. 플랫폼 기업이 들어온다는 것은 단순한 입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관련 협력사와 스타트업, 개발 인력이 함께 유입되면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도 8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AI 인피니티센터’를 조성하고 핀테크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는 금융과 IT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도시 안에 구축하려는 시도로 개별 기업 유치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수 있다.
이와 더불어 데이터센터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화도읍 일대에 추진되는 ‘X-AI 스마트에너지 데이터센터’는 약 83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6200명 이상의 고용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데이터 기반 산업은 향후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주 시장이 해당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
이들 투자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남양주에서 부족했던 ‘양질의 일자리’를 도시 내부에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외부로 빠져나가던 노동력과 소비를 도시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인구 증가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경제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광덕 시장은 이를 ‘골든타임’으로 선택의 시점이라 표현한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남양주는 계속해서 주거 중심 도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산업 기반이 자리 잡으면 인구 증가가 도시 경쟁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물론 과제도 명확하다. 기업 유치가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속도, 산업단지와 교통 인프라 간의 정합성,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는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특히 산업단지가 계획대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간 성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흐름은 바뀌고 있다. 남양주는 더 이상 단순한 확장 도시가 아니라 구조 전환을 시도하는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주광덕 시장이 강조하는 ‘자족도시’는 구호가 아니라 방향이다.
도시는 크기로 평가되지 않는다. 내부에서 얼마나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고 순환되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남양주는 지금 그 기준을 바꾸려는 시도 한가운데 있다. 주광덕 시장이 꺼낸 산업 기반 중심의 전환 전략이 실제 도시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제는 실행 단계에서 결과가 드러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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