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기획 혁신창업의 길] R&D 패러독스 극복하자 〈100〉 아임뉴런 김한주 대표강광우 IT산업부 기자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제약 업계에서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무덤’으로 불린다. 성공률이 매우 낮아서다. 다행히 최근엔 일부 빅파마가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수준의 신약을 출시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난제는 존재한다. 치료제를 투여해도 뇌로 전달되는 양이 단 0.1%에 불과해서다. 뇌혈관 내 이물질 침입을 막는 뇌혈관 장벽(BBB·Blood-Brain Barrier)이 치료제도 함께 막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투과율이 낮다 보니 수천만원 어치 치료제를 맞아도 그 효과가 제한적이고, 고용량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뇌혈관장벽, 치료제까지 막아체내단백질 활용 신기술 개발0.1% 투과율, 60~80배로 높여알츠하이머 신약 개발도 시동김한주 아임뉴런 대표가 지난 10일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N센터 5층에 위치한 아임뉴런 본사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이 난제를 해결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김한주 대표가 2019년 국내 신경과학 분야 권위자인 서민아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인공지능(AI) 기반 단백질 설계 전문가인 김용호 성균관대 나노종합기술원 교수와 함께 창업한 아임뉴런이다. 기존 방식보다 월등히 뛰어난 결과로 창업 4년 만에 500억원 투자를 받았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바이오 통계와 임상 설계 분석 업무 등을 총괄했고, 유한양행에서 굵직한 글로벌 신약 딜을 성사시켰다. 제약 업계에서 잔뼈 굵은 전략가다. 지난 10일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내 뇌과학 이미징 대형연구시설인 N센터에 있는 아임뉴런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통계학도에서 바이오 전략가로 변신Q : 생명공학이 아닌 통계를 전공했다.A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제약 분야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당시 미 식품의약국(FDA) 출신 교수님을 통해 임상·바이오 통계 분야를 알게 됐다. 제약사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설계할 때 통계학에 근거해 정교하게 해야 하는데, 그 분야에 눈을 떴다. 이후 펜실베이니아 의대에서 바이오통계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와이어스(현 화이자가 인수)·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운 좋게 4개의 신약이 개발되고 시판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을 통해 제약사의 연구·개발(R&D) 전략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가지게 됐다.”Q : 창업은 어떻게 시작됐나.A :“고등학생 때 미국에 가서 20년을 살았는데, 유한양행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한국에 오게 됐다. 연구개발(R&D) 전략팀장으로 합류해 2018년 미국 존슨앤존슨과 12억5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후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당시 사장)과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함께 고민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려면 혁신 신약을 만들 수 있는 산학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오너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길로 유행양행을 그만두고 7개월간 성균관대 N센터 1층 카페로 출근하며 사업의 큰 그림을 그렸다.”Q : 공동창업을 했는데.A :“김용호·서민아 교수와 함께 알츠하이머 등 뇌 신경 치료제의 뇌 투과율을 높이는 BBB 투과 기술을 개발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당시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을 찾아가서 뇌 신경 분야 인재들이 모인 대학과 자본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 생태계를 이끌어갈 바이오 벤처를 한데 모아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유한양행 이정희 의장과 자리를 만들어 뜻을 함께하게 됐고, 성균관대와 유한양행, 아임뉴런의 뇌 과학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R&BD) 생태계 조성 실험이 시작됐다.”김영옥 기자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 논의Q : 핵심 기술인 BBB 투과 기술은 뭔가.A :“우리는 트랜스맙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BBB는 뇌혈관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걸 막는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같은 고분자 단백질도 들여 보내질 않는다. 그런데 ‘트랜스페린 수용체’라는 체내 단백질은 철을 싣고 뇌혈관을 통과한다. 트랜스맙은 이 트랜스페린 수용체를 이른바 하이재킹(항공기나 배를 납치)해 치료제를 실어 뇌혈관으로 통과시키는 기술이다.”Q : 투과율이 얼마나 높아지나.A :“보통 환자에게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1000만큼 투여하면 뇌혈관을 통과하는 양은 1밖에 안 된다. BBB 투과 기술을 보유한 경쟁사들의 경우는 기존 치료제보다 3~10배까지 투과량이 늘어난다. 우리 트랜스맙과 결합한 치료제는 60~80배만큼 투과되는 것을 확인했다.”Q : 그 기술을 빅파마에 파는 건가.A :“그렇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가지고 있는 빅파마가 우리가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있는 트랜스맙 기술을 사용해 투과율을 높이게 된다. 일종의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 민감한 정보라 공개할 수 없지만,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양한 형태의 사업 개발 논의를 하고 있다.”Q : 자체 신약도 개발하나.A :“이미 자체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BBB 투과 기술부터 키운 건 이 기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돌파구(breakthrough)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임상 3상에서 실패했던 알츠하이머 신약 물질에 BBB 투과 기술을 접목해 뛰어난 효능을 입증했다.”R&D 패러독스, 산학연 생태계로 푼다Q : 대학 안에 회사가 있다.A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대학 안으로 들어와 뇌 질환 분야 산학 융합을 통해 R&BD 생태계를 구축해보려고 했다. 뇌 신경 분야는 초정밀 첨단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개별 기업이 모든 걸 갖추기도 어렵고, 대학도 기업이 없으면 100억원이 넘는 고가 장비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렵다. 인재 유치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성균관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 펠로우십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받은 8명의 인재 중 4명이 우리 회사에 입사했다.”Q : 앞으로 계획은.A :“한국 제약 산업은 현재 R&D 패러독스에 빠져 있다. R&D에 쏟아붓는 비용과 노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정작 그 결과물인 혁신 신약 개발은 더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학 융합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BBB 투과 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하고, 알츠하이머 혁신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한국 바이오 산학융합 시스템 생태계 구축의 표본이 되고 싶다. 제약 분야에서 가장 큰 숙제인 뇌 신경 분야에서 우리가 표본을 만들면 한국에도 더 경쟁력 있는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한다.”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성균관대·유한양행·아임뉴런의 협업은 대학의 원천 연구, 바이오 벤처의 혁신 기술, 제약사의 개발·사업화 역량을 잇는 의미 있는 시도다. 유한양행 사장 재임 시절 김 대표를 미국에서 영입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했고, 국산 항암제 렉라자의 존슨앤존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의미 있는 과정을 함께 했다. 그의 기업가 정신이 중추신경계(CNS) 분야의 새로운 도전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유지범 성균관대 총장김 대표는 성균관대·유한양행과 함께 뇌 질환 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연결해 R&BD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성균관대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슈퍼컴퓨팅·고해상도 이미징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검증과 다학제 협업을 바탕으로 연구 성과가 임상·사업 개발로 이어지도록 고도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공동 연구 거점 확대와 인재 양성으로 아임뉴런의 도전을 계속 지원하겠다.◆‘혁신창업의 길’에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혁신창업 대한민국(SNK) 포럼’의 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합니다. SNK포럼은 중앙일보ㆍ서울대ㆍKAIST를 중심으로, 혁신 딥테크(deep-tech)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이 ‘R&D 패러독스’를 극복하고, 퍼스트 무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기반한 기술사업화(창업 또는 기술 이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강광우의 혁신창업의 길] 빅파마도 못 푼 알츠하이머 난제, 산학 의기...
김한주 대표가 2019년 국내 신경과학 분야 권위자인 서민아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인공지능(AI) 기반 단백질 설계 전문가인 김용호 성균관대 나노종합기술원 교수와 함께 창업한 아임뉴런이다. 기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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