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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갈등을 넘어 합리적 성평등으로

온라인 기사의 댓글난에서 남녀의 상호 간 비난은 이제 일상이다. 이것이 일시적 감정 배설을 넘어 정책과 선거에도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갈등을 넘어 합리적 성평등으로

[기고] 서경석 충북도 자치연수원 교육운영과 주무관

온라인 기사의 댓글난에서 남녀의 상호 간 비난은 이제 일상이다. 이것이 일시적 감정 배설을 넘어 정책과 선거에도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상기한 남녀 갈등의 증폭 원인은 다양하다. 둔화된 성장 국면은 채용과 자원 배분이 제로섬 게임처럼 인식되게 했고, 온라인 매체는 균형보다 극단을 더 많이 표출한다. 또한 정치권은 사회적 합의의 확장보다 지지층 결집에 중점을 둔다.

이 문제를 풀어갈 토대로 삼을 만한 원칙이 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라는, 아주 오래된 오래된 원칙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요구하는 바는 꽤 까다롭다. 무엇이 '같은 것'이고 무엇이 '다른 것'인지를 매번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별 임금격차를 예로 들어보자. 대개 이 수치를 곧바로 차별의 증거로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직종·근속연수·경력단절 등 여러 변수가 혼재되어 있다. 크고 작은 불합리한 차별이 혼재할 여지는 있으나, 격차 전체를 차별로 환원하는 순간 논의는 헐거워진다. 관리직 대표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했는가'를 가려내는 정교한 작업 없이는, 이 원칙은 구호일 뿐이다.

반대편의 주장 또한 같다. 병역처럼 남성에만 부과되는 부담이 있다면, 이는 애초에 '다른 것'이므로 다르게 대우받아야 한다. 그러나 의무에 상응하는 보상 논의는 병역은 신성한 의무라는 미명하에 1999년 이후 정책의제에서 밀려났다. 결국 여성 쪽의 불합리한 차별도, 남성 쪽의 정당한 부담 인정도, 같은 원칙에서 나온 요구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런데 지금의 갈등은 이런 식의 구분과는 요원하다. 구조적 차별과 안전 문제, 병역과 고용 경쟁의 어려움을 근거로 서로가 '내가 더 약자'임을 피력한다. 두 고통은 같은 잣대로 비교할 성질이 아님에도, 우리는 상대의 서사를 지워야 내 서사가 성립한다고 믿어버린다. 성평등은 어느 한쪽의 승리보다는, 상이한 종류의 억울함을 같은 원칙으로 풀어내려는 사회적 합의에 가깝다.

그렇다면 실천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정책의제 과정에서 통계의 차이와 함의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차별의 영역에서 합리와 불합리를 구별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원칙도 힘을 잃는다. 정치권은 갈등을 표로 환산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하고, 우리는 일부는 전체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성별 갈등으로 변질된 사회적 불만의 총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

이 모든 논의의 대전제는 다름을 다름으로 수용하는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용이 없다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원칙이 기각된다. 관용은 문을 열고, 원칙은 그 안에서 길을 낸다. 지금 우리에게 없는 것은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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