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태양광 전기차 '앱테라(Aptera)'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한국 배터리 3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8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고 1487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매출 3조4,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하며 2686억원의 영업손실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인 SK온은 영업손실 3108억원로 추정된다.
자동차전지 업황 부진과 ESS 축 전환 과도기가 공통 원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 ESS 매출 비중은 2025년 12%에서 2026년 33%로 급등할 전망이고, 삼성SDI도 EV 라인을 ESS로 전환하며 생산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SK온 역시 테네시 공장의 ESS향 전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다만 7월 세제개편안에서 윤곽이 드러날 국내생산촉진세제(한국판 IRA)가 하반기 수익성 반전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은 북미 중심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주요 고객사 가동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바닥을 통과하는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소형전지 수요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전사 실적을 방어하고 있고, ESS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연계 수요가 맞물리며 구조적 성장에 진입했음에도 초기 비용 부담이 존재해 수익성 개선은 점진적이다. 교보증권은 ESS 매출이 1분기 1조7370억원에서 4분기 2조7260억원으로 확대돼 연간 9조4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역시 소형전지가 전동공구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저점을 지나는 중이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맞물리며 2~4분기 출하 증가가 기대된다. 중대형전지는 유럽 OEM 중심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헝가리 공장 라인 축소·전환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기대 사업인 ESS는 EV 라인 전환과 프로젝트 단위 수주 확대로 생산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셀 외 구성요소가 포함되는 고단가 구조로 자동차전지 대비 수익성 기반이 안정적이다. 교보증권은 ESS 부문 OPM이 1분기 12%에서 4분기 15%까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삼성SDI LFP 각형 배터리와 SBB 배터리 박스 [사진: 삼성SDI]
SK온은 구조조정이 진행형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영업적자는 지난해 9319억원에서 올해 8584억원으로 소폭 축소가 예상되면서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구조개편과 LNG 중심 에너지 사업자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미 EVE에너지 지분 스왑으로 광둥 EUE 법인 49%를 매각했고, 포드 JV를 청산해 테네시 45GWh를 단독 보유하며 ESS·기타 완성차향 공급 가능성을 열었다. 유럽·미국 등에서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 19조원이 SK온을 사실상 제로로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7월 세제개편안이 분수령…적자 기업에 현금 직접 환급
하반기 최대 정책 변수는 국내생산촉진세제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을 위한 생산촉진세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미국 AMPC(45X)와 동일한 구조로, 국내 제조원가에 연동해 10~25%의 세액을 공제한다. 대기업 10~15%, 중견기업 15~20%, 중소기업 20~25% 등 규모별 차등 공제율이 논의 중이다.
그중에서도 직접환급과 제3자 양도권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적자로 납부할 법인세가 없어도 미공제 세액을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공제 권리를 타 기업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재무제표상으로는 미국 AMPC처럼 영업이익에 직접 가산되는 현금성 보조금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존 조세특례제한법은 CAPEX·R&D 공제 중심이라 적자 기업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2024년 대한상의 조사에서 첨단기업 100개사 중 50%가 세액공제를 당해 연도에 소진하지 못하고 이월했으며, 대기업 이월 비율도 91%에 달했다.
제도 자체가 국내 제조원가 연동 구조인 만큼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을수록 수혜가 커진다. DS투자증권은 연간 제조원가 1조원 기준 15% 공제 적용 시 매년 1,5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7월 세제개편안에서 품목별 공제율과 환급 한도 확정 여부가 하반기 배터리 업종 투자 심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사 모두 국내에서 ESS 라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ESS는 수요 성장과 정책 수혜가 동시에 겹치는 영역이 된다. 다만 수출품 세액공제 적용 여부가 아직 논의 중이어서, 매출 대부분이 해외인 배터리 3사의 실질 수혜 규모는 이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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