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발표…2차 사후조정 앞두고 협상 타결 압박…
”파업 시 100조원 피해 우려…경제에 큰 부담·충격 초래“
靑 "삼성 파업 피해 막중… 대화 통한 조정 최대한 지원"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움직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권태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18일 재개되는 2차 사후조정을 앞두고 정부가 '긴급 조정권 발동 검토'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고 협상 타결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삼성전자 파업 움직임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사후 조정을 재개한 것을 두고 "정부는 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면서 "마지막 기회인 내일 사후조정에서 노사가 반드시 성과를 내주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국민께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삼성전자 노사에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위기를 함께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담화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제2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경제·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면밀히 검토했고,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17일 “정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고,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출 비율은 12.5%에 이르고, 460만 국민이 주주인 기업이기도 하다. 협력 업체도 1700여 개에 달하는 매우 중요한 기업”이라며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이 불러올 중대한 파급 효과를 생각해서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바라는 것이 청와대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긴급 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의 파업은 즉시 중지되고 조합원들은 직장에 복귀해야 한다. 노사는 즉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의해 ‘조정’ 절차에 들어가고, ‘조정 성립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노동위원 3명으로 구성되는 중재위원회에 의해 ‘중재’ 절차로 이어진다. 중재위원회가 결정한 내용인 ‘중재재정’은 노사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져, 노사에 강제로 적용된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김 총리는 이어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에 대해 "개별 기업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 금융시장 불안, 국내 투자 위축 등 국민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면서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단 하루만 정지돼도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더 우려되는 점은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잠시의 멈춤'이 '수개월의 마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면서 "대한민국 수출의 22.8%, 전체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핵심축인 삼성전자의 이런 손실은 대한민국 경제에 큰 부담과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들에 통째로 내어주게 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김 총리는 "이제 막 본격 성장 국면을 맞아 국가 경제의 반등을 이끌 중차대한 시점에서 발생하는 파업은 우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신뢰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번 잃어버린 시장과 경쟁력은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절체절명의 시기에 삼성전자 파업은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반도체 산업의 쇠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달라"면서 "사측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 노조 목소리를 경청하고 노사 상생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특히 삼성전자의 오늘날 성과에 대해 "산업단지 조성, 세제 지원 등 중앙·지방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고 세계적인 통상 갈등 속에서 국민들이 아낌없는 신뢰와 성원을 보냈다"면서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의 성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노사는 이런 점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생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달라"면서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 노사 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김 총리의 대국민발표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배석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로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중노위는 이후 지난 14일 삼성전자 노사에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할 것을 요청했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움직임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 국무총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연합뉴스
다음은 김민석 총리 대국민 담화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일이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는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늘 오전 제2차 긴급 관계 장관 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삼성전자 파업이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습니다.
현재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민 여러분께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삼성전자 노사에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 위기를 함께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간 정부는 노사 양측이 자율적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할 것을 수차례 권고해 왔으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에 이어 삼성전자 경영진을 직접 연달아 만나며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8일 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은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 금융 시장 불안, 수많은 협력 업체들의 경영과 고용 악화, 국내 투자 위축 등 국민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입니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가 마주해야 할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은 단 하루만 정지되어도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우려되는 점은, 반도체 생산 라인의 특성상 잠시의 멈춤이 곧 수개월의 마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수백 개의 초정밀 공정을 연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반도체 생산은 잠시라도 가동이 멈추면 공정 내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합니다.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가동이 중단된 생산 라인을 다시 정밀하게 안정화하고 웨이퍼 가공 등 정상 생산 체계를 회복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그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수출의 22.8%, 전체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만 12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고용 기업이자, 1700여 개의 협력사와 함께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핵심 축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런 손실은 대한민국 경제에 큰 부담과 충격을 초래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경쟁국들에 통째로 내어주게 된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에 성공하였고, 그동안 적자였던 파운드리 부문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반도체 경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 국면을 맞아 국가 경제의 반등을 이끌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서 발생하는 파업은, 우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신뢰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내부 갈등으로 멈춰 서 있는 동안 해외 경쟁 기업들은 그 틈을 활용해 고객과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시장 점유를 위해 필사적으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번 잃어버린 시장과 경쟁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절체절명의 시기에 삼성전자의 파업은 미래를 위한 대규모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를 위축시키고, 개별 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넘어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 자산인 반도체 산업의 쇠락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노사 문제의 해법은 대립과 충돌이 아니라, 신뢰에 기반한 대화와 책임 있는 협의를 통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 노사 양측에 거듭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측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하여 노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노사 상생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이룬 성과는 노사 모두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아울러 산업단지 조성, 세제 지원 등 중앙과 지방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고, 세계적인 통상 갈등 속에서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께서는 아낌없는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의 성과입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합리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생 해법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사 간의 대화를 끝까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내일 사후 조정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주시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그러나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 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사 모두 대한민국 경제와 미래를 위한 상생의 길을 찾아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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