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호남 반도체 공격 지나치다”
국민의힘, 호남 투자 기업 때리기
광주 방문 SK 최태원 회장 압박
국감에선 삼성·SK 투자 트집잡기
말로는 “호남 동행”…지역민 분노
2026년 10월 12일(월) 20:05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인 전남광주시 광산구 광주 군공항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로부터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국민의힘이 12일 국정감사에서 호남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광주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공격하면서 ‘호남 반도체 때리기’에 나섰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호남 반도체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민의 분노가 확산하고, ‘국민의힘 호남동행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호남 반도체클러스터 부지 방문을 두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국민의힘이 최 회장의 자발적인 광주 방문을 ‘정부의 기업 압박’으로 규정하고, 최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지속적으로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기업가를 협박하느냐”고 맞섰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민형배 전남광주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경제포럼에서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앞서 민 시장은 해당 포럼에서 “실제로 SK가 이상한 얘기를 하고 다닌다”며 “어느 의원실에 와서 보고했다는데 들어보니 ‘혹시 발을 뺄 수 있나, 속도를 좀 천천히 갈 수 있나’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또 “오는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올 수밖에 없도록 지역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시장의 이같은 발언 배경은 “반도체 투자를 정부와 기업 간 약속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투자 이행을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따른 절박함의 토로였지만 발언의 앞뒤 맥락을 자르고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은 호남공격의 도구로 삼았다.
구 의원은 “최 회장이 ‘앗 뜨거워’하고 (지난 9일 광주)현장을 방문했다”며 “정부와 여당은 계속해서 기업 팔목을 비튼 적 없다고 하지만 배후에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고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국감이 한창인데 국민 앞에 나오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최 회장이 민 시장 한마디에 달려간 것은 국회와 국민을 약 올리는 행태 아닌가”라며 덧붙였다.
문제는 구 의원이 호남 투자 예정 기업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구 의원은 “세상 이치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최 회장님, 어느 구름에 해가 있을지 비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다”라고 국감 출석을 압박했다.
‘해’와 ‘비’는 여야 정권 교체에 따른 기업체 불이익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전남광주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정진욱(동남갑) 의원은 “이 발언은 기업인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이며 기업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전형적인 협박이다. 정권이 바뀔 수 있으니까 잘하라는 것 아니냐. 국회가 기업을 협박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특히 “호남에는 한 번도 제대로 된 투자가 없어서 우리 시민들은 반도체 투자가 대규모로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이 있다. 최 회장 방문은 그 의구심을 없앤 데 의의가 있다”며 “기업가가 현장에 가서 일하는 걸 일일이 국회가 언급하면 기업이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고 국회만 바라보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광주를 찾은 SK측 관계자는 광주일보의 질문에 “최 회장이 광주 군공항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직접 둘러본 것은 이곳을 활용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반도체 팹 건설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국감에서도 국민의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일원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하기로 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미 기업들이 직접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입지를 검토한 데다 정부도 기업의 최종 선택이었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의 국감 트집잡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 당시에도 보수 정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구경북 지역 일부 의원들은 “정치적 셈법에 따른 특정 지역 몰아주기”로 규정하며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현 정권이 억지로 기업들을 압박해 호남으로 떠밀고 있다”며 비난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기업에 대한 투자 요구를 ‘직권남용’이라고 몰아세우다 민주당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광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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