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800조 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번 투자 계획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적 급조품’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고, 정부·여당과 일부 중진 인사들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적 결단이라며 맞섰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SNS를 통해 “메가프로젝트가 지지율 관리를 위한 정치적 수단이었다면 지방선거 전에 시작했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특정 정치적 목적이 아닌 국토 대전환을 위한 오래된 구상임을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지방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리는 국운을 건 대전환”으로 규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남권·충청권·영남권을 잇는 첨단산업 대장정을 국회가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며 당내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TF’를 발족해 메가특구특별법 제정, 물관리기본법 및 산업입지법 개정 등 후속 입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야권의 시선은 냉랭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방선거 전 발표했다면 타 지역의 거센 반발로 치명적 역풍을 맞았을 것”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표심을 자극해 친명계 김민석 전 총리를 당선시켜 보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또한 “반도체 입지는 기업이 대한민국 지도 위에 그려야 하는데 정부가 민주당 전당대회 달력 위에 그렸다”고 가세했다.
나경원 의원은 호남 원전 건설 검토 등 전력 확보 방안을 두고 “그간의 노동·에너지 정책 실패를 자인한 뻔뻔한 위선”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거론했다.
이 같은 야권의 총공세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야당의 비판을 전형적인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국가 미래를 위한 기업의 정당한 투자 의지를 음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태를 국민께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수 진영 내 유력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야권의 무조건적인 반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분출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유튜브 채널에서 “호남 투자는 국토 균형 발전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고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신의 입장을 아부로 치부하는 당내 일각의 비판에는 “국가 원수에 대한 기본 예의”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동시에 투자 유치에 실패한 대구 지역 의원들을 향해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보수 정당 최초의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전 의원도 “민주당이 공을 가져갈까 봐 호남의 기회를 막는다면 보수의 길도, 국가 경영의 자세도 아니다”라며 야권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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