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호반그룹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댄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출처=이수진 기자]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기업과 반도체 업체들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포함시키며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NDAA) 1260H 조항에 따라 중국 군사 기업 목록을 갱신해 관보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명단에는 총 188개 기업이 포함됐다.1260H는 중국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의 군사 기업 목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미 국방부가 작성·관리한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에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검색포털 바이두, AI 기업 텐센트, 전기차 제조업체 BYD(비야디)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들 기업이 중국 정부 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방부는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와 연계된 민·군 융합 기업으로 규정했다. BYD에 대해서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및 MIIT와의 연관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국방부는 "미 정부는 1260H조 외의 다른 권한에 근거해 이들 개체(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존에 이어 명단에 남았다. 두 회사는 중국 정부 기관의 간접 지배와 국방 관련 기관과의 연계성이 유지 사유로 적시됐다.
이 밖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로보센스, 바이오산업 지원 기업 우시앱텍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국영 에너지 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 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명단에서 제외된 대신 다른 자회사인 중해석유화학(China Blue Chemical)이 새로 추가됐다. 국방부는 CNOOC가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연합뉴스]
1260H 명단에 등재된다고 해서 즉시 제재나 수출 제한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국방부 조달 사업이나 정부 계약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관련 기업들과 거래하는 공급망 전반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국방부가 이달 말부터 명단에 포함된 기업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제3자를 통한 우회 조달도 금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등 중국 AI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포함된 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의 AI 산업 성장세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이번 명단은 지난 2월 관보 게재 직후 철회됐던 내용을 사실상 확정한 것이다. 당시에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 적용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각종 명목의 차별적 리스트를 작성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것에 일관되고 단호하게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탄압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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