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 1월 유리기판과 EMIB을 결합한 결과물을 공개했다. 사진=인텔
[서울와이어=양승보 기자]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를 비롯해 삼성전기, LG이노텍, 인텔 등 많은 국내외 기업의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유리기판’을 앞세운 글로벌 패키징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구동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들의 요구 성능이 커졌다. 칩을 쪼개고 이어 붙여 성능을 극대화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기존 플라스틱 기판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유리기판이 부상하고 있다.
플라스틱 기판은 고열에 약해 고온의 환경에서 기판이 휘어지고 표면이 거칠어 미세 가공에 한계가 있는 문제가 생긴다. 반면 유리기판은 유리 특성상 고온에서도 덜 민감하고 표면이 더 매끈해 미세 가공하는데 더 효율적이다.
앱솔릭스는 2022년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전용 공장을 건설했다. 이어 SKC는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1조원 중 약 5900억원을 유리기판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이 미래 핵심 사업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상용화에 힘을 쏟는 중이다. 현재 앱솔릭스는 시제품을 빅테크 기업들과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세종 사업장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7년 이후부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11월 일본 스미모토화학그룹과 유리기판 제조를 위해 합작법인(JV) 설립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올해 안에 설립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샘플을 빅테크 기업들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구미 공장에서 유리기판 샘플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2030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난 1월 유리 정밀가공 전문업체인 유티아이와 연구개발 협력을 맺었다고 밝히며 유리기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은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징의 판을 바꿀 기술”이라며 유리기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인텔은 이미 10년 넘는 시간 동안 유리기판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부었다. 2023년에는 “2030년 안으로 상용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유리기판과 자사의 2.5D 패키징 기술(EMIB)을 결합한 실물을 공개하며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유리기판의 핵심은 수율을 높이는 것이다. 깨지기 쉬운 유리의 특성상 운송이나 공정 과정에서 손상 위험이 높다. 기판에 미세한 구멍을 수만개 뚫어야 하는 유리관통전극(TGV)는 홀 위치·크기·형태·유리 손상 등 한 가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 양산의 성패는 이 까다로운 TGV 공정에서 불량률을 얼마나 잡느냐에 달렸다”며 “특수 장비 등을 다루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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