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격 인상은 특정 기업의 공급망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수급 구조 변화가 스토리지 제품 가격에 직접 반영된 사례다 [사진: 에버퓨어]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스토리지&데이터 관리 솔루션 기업 에버퓨어(Everpure)가 주요 반도체 부품 조달 비용 급등을 이유로 올해 들어 자사 제품 가격을 평균 70% 인상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일본 IT미디어에 따르면, 에버퓨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찰스 지안카를로(Charles Giancarlo)는 고객 공지를 통해 2025년 중반 이후 회사가 조달하는 핵심 반도체 부품 가격이 4배에서 10배 수준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에버퓨어는 기업용 스토리지 업체로, 올해 3월 기존 사명인 퓨어스토리지에서 에버퓨어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는 이번 가격 인상 배경으로 반도체 조달 비용 급등과 공급 부족을 함께 들었다. 지안카를로는 "에버퓨어가 조달하는 주요 대량 반도체 부품의 조달 비용은 300%에서 900% 증가한 수준까지 급등했다"며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제조사가 당초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회사는 최근 분기 가격 조정을 단행했으며, 연초 이후 에버퓨어 제품 가격은 평균 약 70%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안카를로는 "향후 다시 가격 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조달 비용 상승이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회사는 이번 공급난의 배경으로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생산 우선순위 변화를 지목했다. 지안카를로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제한된 생산능력을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AI 관련 부품으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다른 용도의 반도체 공급이 더 줄어들고 가격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비용 환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안카를로는 "이 수급 불균형은 코로나19 시기의 혼란보다 훨씬 더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며 "AI 수요가 향후 1년 안에 크게 둔화하지 않는 한 이런 고비용 환경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에는 수년의 시간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공장 건설과 장비 도입 비용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발표는 특정 스토리지 업체 한 곳의 가격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매체는 반도체 부품 조달 비용 급등이 IT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하드웨어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IT 조달 전략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에버퓨어처럼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기업 고객은 장비 도입 시점과 예산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다른 부품 공급까지 압박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스토리지와 서버 시장의 가격 불안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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