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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美 빅테크 AIDC 채권 규모 수천조원… 월가, 위험 분산 총력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투입하자, 세계 주요 은행들이 관련 채권을 쪼개 팔거나 신용위험만 따로 떼어내 파는 등 위험 분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美 빅테크 AIDC 채권 규모 수천조원… 월가, 위험 분산 총력전

AI 인프라 대출 규모 급증하자

글로벌 은행들 자본부담 한계 도달

채권 쪼개 팔기·위험이전거래 등

지난달 27일 미국 오리건주 힐즈버러에 위치한 한 데이터센터 지붕에 냉각 시스템의 일부인 대형 냉각팬들이 설치돼 있다. 힐즈버러=AP 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투입하자, 세계 주요 은행들이 관련 채권을 쪼개 팔거나 신용위험만 따로 떼어내 파는 등 위험 분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AI 열풍을 타고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대출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규모 대출 채권의 일부를 사모펀드나 보험사 등 비(非)은행권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은 특정 대형 고객에 대출이 과도하게 쏠려 발생하는 신용 노출을 줄이고 신규 대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지분을 쪼개 직접 매각하거나, ‘위험이전거래(SRT)’를 활용하고 있다. SRT란 은행이 대출을 해준 뒤 나중에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신용위험)만 따로 떼어내 투자자에게 파는 금융 기법이다. 은행은 자본 부담을 덜어 안정성을 높이는 대신 투자자에게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오라클 대출도 할인 매각”… 절박해진 은행권

일례로 글로벌 은행들은 미국 최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약 38억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건설 대출을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시키기 위해 6개월 이상 공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은 오라클 관련 부채를 신속히 털어내기 위해 비은행권 대출 기관에 할인된 가격으로 대출을 매각하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절박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대차대조표상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오라클과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 기업 코어위브 등은 미국 전역에 AI 시설을 짓기 위해 수조~수백조 원 단위의 대규모 차입을 이어가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끌어모은 돈만 320억 달러(약 46조8,000억 원)에 달한다. 모건스탠리는 기술기업들의 전체 투자등급 채권 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2,500억 달러(약 3,284조5,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환경 리스크에 대출금 회수 불확실성↑

천문학적인 부채 규모뿐 아니라 부동산 및 환경 관련 위협도 은행의 불안을 키운다. FT는 “데이터센터는 운영사가 한정적이라 위험이 고도로 집중된 데다, 막대한 건설 위험을 수반한다”며 “최근 미국 메인주가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령을 내리는 등 지역 사회의 반대가 거세지는 것도 대출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규모에 질식하기 시작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는 은행이 감당할 수 있는 대출 한도에 도달해 이 같은 위험을 은행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미국 신용투자 전문 회사인 크레이힐 캐피털의 카를로스 멘데스는 “시장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은행들이 더 많은 거래 대상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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