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_ 김앤장 변호사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란 등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더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 등이 본격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무기 획득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AI 기술이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에 따라, AI 기반 스마트 무기 체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양상은 앤듀릴(Anduril),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이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테크 기업들이 전통적 방산 대기업의 입지를 위협하며 방위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방산 시장의 커다란 지각변동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절충교역(Offset Trade)’이다.
절충교역이란 외국산 무기 등을 구매할 때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거나 국외로 국산 장비 및 부품을 수출하는 등 일정한 반대급부를 제공받는 조건의 교역을 말한다. 이는 핵심기술 확보, 방위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방산수출 확대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창출한다.
과거 우리 정부의 절충교역 정책 중점은 해외 기술의 도입에 있었으나, 최근에는 국내 중소기업의 부품 제작 및 수출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 확대
절충교역의 수요 폭증 전망
中企 위한 ‘가치승수제’ 주목
우수中企 GVC 진입의 호기
국내에 무기를 공급한 해외 방산업체들에게 위와 같은 절충교역 의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1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군수품 수입 시 이를 판매하는 해외 업체에게 계약금액의 30~50%에 달하는 절충교역 의무가 부과되는데, 많은 국외 업체가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해 위약금을 지불하거나,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의 위험에 노출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막대한 기회가 열린다. 절충교역 의무를 지는 해외 업체 입장에서는 무기체계와 직접 관련된 기술이전이나 부품 구매뿐만 아니라, 직접 관련 없는 간접적 성격의 절충교역도 가능하기 때문에 절충교역은 방산 분야 외에 민수 분야로까지 그 거래 대상이 넓은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획기적인 것은 중소기업을 위한 ‘가치 승수(multiplier)’ 제도다. 기본적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100억원의 부품을 공급할 경우, 국외 업체로서는 그 3배인 300억원의 절충교역 가치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돼 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
나아가 개정 절충교역 지침은 우주, AI, 유·무인복합체계, 로봇, 반도체 등 국방 첨단전략산업 기술을 보유해 ‘방산혁신기업100’에 선정된 기업이나, 글로벌 공급망(Global Value Chain) 진입 지원 프로젝트인 ‘GVC30’ 선정 기업의 참여시 무려 5배의 가치 승수를 인정함으로써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방산혁신기업100’은 국방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혁신 기술을 보유한 100여 개의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방위사업청의 핵심 사업으로서, 2025년까지 83개 사가 선정됐으며 이들은 기술·경영 컨설팅, 자금, 연구개발 및 수출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또한, 2025년 첫 시행된 ‘GVC30’ 제도 하에서는 매년 5개 전후의 기업을 선정해 총 30개 기업을 육성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설팅, 인력, 연구개발 등에 최대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글로벌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무기 체계 도입 사업의 확대는 방산기업들의 절충교역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전망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글로벌 공급망(GVC) 진입의 기회가 열린 것이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출 현장의 암초인 기술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부패 방지, 사이버 보안 등) 리스크를 극복하고 절충교역을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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