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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檢 '스모킹건'에 무너진 장윤기 "강간살인 맞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故(고)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윤기 사건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檢 '스모킹건'에 무너진 장윤기 "강간살인 맞다"

장윤기 엄벌촉구 기자회견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故(고)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장윤기 사건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결국 오리발은 밟혔다.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13일 법정에서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 앞에 더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법의 심판을 받을 일만 남은 장윤기가 괜히 재판부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 없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장윤기 "공소사실 모두 인정"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성폭행)·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장윤기 측 국선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유보했던 ‘강간 목적 살인’ 인정 여부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윤기 역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사건 발생 후 2개월 넘게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장윤기는 검경 수사 과정에서 "자살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려가려 했다"며 살인 행위가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첫 재판 당시 입장 표명을 미룬 원인에 대해서는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화질이 개선된 사건 현장 주변 화물차의 블랙박스 영상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장윤기는 변호인과 함께 해당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 지난 7일 반성문을 낸 데 이어 사흘이 지난 10일에는 성범죄 목적을 인정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를 더이상 부인할 수 없었던 결과로 보인다.

◇성범죄 목적 ‘빼박’ 증거 결정타

장윤기 측이 공소사실을 인정한 배경에는 이른바 ‘빼박’ 증거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검찰은 이날 장윤기가 A씨를 상대로 범행한 5월 3일부터 고(故) 이채원(17)양을 살해하기까지 이틀간 일련의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차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 장윤기의 휴대전화에서 분석된 전자 정보, 부검 감정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가 확인된 장윤기 차량의 현장 감식 영상과 자취방 내부에서 훼손된 형태로 발견된 리얼돌의 과학수사 보고서 등을 추가 증거로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장윤기의 범행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을 비롯한 일부 증거물에 대한 조사는 내용의 잔혹성과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전개됐다. 범행을 저지른 이후 태연하게 무인 세탁방에 방문해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은 뒤 비용을 결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법정에서 함께 공개됐다.

장윤기가 자백 뒤에 숨은 ‘사법적 꼼수’를 노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피해자 이양 측 김문석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장윤기가 범행 목적을 인정한 의도는 ‘반성’의 태도를 갖춤으로써 양형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추가 증거가 드러나고 주변인까지 수사 확대된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양 측은 장윤기가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의 일부 내용도 공개했다.

반성문에서 장윤기는 "뒷생각 없이 무책임한 생각으로 피해자를 해쳤다. 그로 인해 수많은 분께 영향을 미치고 당연했던 일상의 한 조각을 앗아갔다"라고 밝혔다.

◇"법정 휴정기 없다"…재판 속도전

장윤기의 2차 공판은 2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향후 재판은 검찰의 범죄 입증과 신속한 공판 전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다음 재판을 열어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재판 시기를 지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판부는 법정 휴정기를 고려하지 않고 차후 증거조사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에서는 장윤기의 흉기에 습격당했다가 생존한 남고생, 이양의 유족, 장윤기의 지인 등 4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강도 높은 증인신문과 밀도 있는 증거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전남광주 광산구 인도에서 귀가 중이던 고(故) 이채원(17)양에게 성범죄를 시도하다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제지하려던 남고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달 3일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 A(26)씨를 감금 성폭행·스토킹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7차례에 걸쳐 중학생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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