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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吳 “용산공원 아파트 반대” 靑 “들은 바 없어”…국무회의 진실공방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문제를 두고 18일 국무회의에서 충돌했다. 서울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오 시장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지를 놓고는 진실 공방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1 및 제36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문제를 두고 18일 국무회의에서 충돌했다. 서울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오 시장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지를 놓고는 진실 공방까지 벌어졌다.

오 시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적었다. 그러곤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며 “‘닥공(닥치고 공급)’에도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오 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자신의 주장을 편 것이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이 그토록 절박한 과제라면 더욱 현실적인 해법부터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 대통령에게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분명히 반대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에 의해 국무회의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청와대도 정면 반박에 나섰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용산공원 반대 의사’를 전했다는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용산공원에 대해선 (회의에서)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과 소규모 개발 건축에 대한 인·허가권 소재 등을 세세히 확인한 후 “민간 공급을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오 시장이 “용적률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임대주택 비율 완화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하자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이 함께 존재한다”고 반박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문제를 놓고도 의견 충돌이 있었다. 오 시장 측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혜택을 받는 경우까지 보호해야 하냐”고 질문하자 오 시장은 “투기 수요와 불가피하게 실거주하지 못하는 시민을 동일하게 취급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17일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일대 모습. 사진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금단의 땅’으로 여겨진 용산공원 카드에 매달리는 배경엔 주택 공급 절벽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있다. 통상 수천 가구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민 이주와 철거에만 수년이 소요돼 당장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공원 일부만 개발해 청년 세대에 공급하자는 취지”라며 “청년 세대를 위한 대규모 주택 공급 후보지는 (서울 중심부에서) 용산 일대가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입지에 신속한 공급이 이뤄져야 부동산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법적 문턱이 높다.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은 주변 산재부지(캠프 킴 등)만 다루고 있어, 공원 본체 부지에 아파트를 지으려면 용도 변경과 매각을 원천 금지한 조항(제4조2항)을 고쳐야 한다.

민주당은 겉으론 “여론 수렴”을 강조하지만, 물밑에선 “부지가 워낙 넓어 공원을 만들며 일부 주택 공급도 가능하다”(지도부 의원)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 김민석 대표 체제가 들어선 만큼 정부의 공급 드라이브에 당이 화답할 가능성도 있다. 19일 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들과 국토교통부는 당정 협의를 열고 주택 공급 대책 보고를 받는다. 이 자리에선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 본체 부지 활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용산공원 및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관련 면담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명분과 당 안팎의 반발이다. 용산공원특별법은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미군 기지 반환 부지를 ‘국가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국토위 소속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입법을 허물고 주택을 짓는 만큼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용산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도 큰 뇌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은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오 시장은 18일 국무회의 참석 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 서울시장 집무실을 찾은 권 의원은 “아무 대안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용산공원을 해체해 아파트를 때려 넣겠다는 생각은 군사 정권에서도 안 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도 “용산공원에 1만 가구 이상을 넣겠다고 한다면 교통, 상·하수도, 전기, 가스 등 기반 시설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권이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여성국·오현석·김규태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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