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11개국 MSMT '北 해외 노동자' 보고서
北, 해외노동자 임금 80~90% 몰수…러 군용드론 생산도 투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17개국 이상의 국가에 노동자 최대 10만여명을 파견하고 지난해 기준 최대 8억달러(약 1조7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러시아에 주로 파견됐으며 러시아 정부가 학업 비자로도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법을 개정해 북한 노동자의 현지 취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안남도 순천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천성청년탄광을 찾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위한 제150호구 제48호분구 선거장에서 대의원 후보자인 지배인 조철호에게 투표하고 탄광 노동자들을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6.3.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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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에 따르면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및 회피' 보고서를 발간했다. MSMT가 지난해 5월 러북 군사협력과 10월 북한 사이버 활동에 이어 내놓은 세 번째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는 3만5600~10만128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2025년 한 해 4억5000만~8억달러(약 6000억~1조700억원)의 수입을 창출했다.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에 있으며 건설, 임가공, 수산, 정보기술(IT), 의료, 식당, 군수 부문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5000~3만명으로 추산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의 게란-2 드론 공장과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 노동자 대다수는 학업 비자로 입국해 현장 실습으로 위장한 채 건설, 농축산, 벌목 현장 등에 파견됐다.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에 발급한 비자 가운데 학업 비자의 비중은 98% 이상으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1명의 연간 소득은 평균 약 7500달러로 추산됐다.
중국에는 북한 노동자 약 2만~7만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23~2025년 1만~2만명이 북한으로 돌아갔지만, 202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만명이 새로 중국에 들어갔다. 노동자들은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단순가공 등 노동집약적 업종이나 IT 분야에 주로 종사했다. 북한은 중국 정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IT 인력을 무역업체나 의류 가공업체 소속의 일반 노동 인력으로 위장해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자 파견은 북한 대외경제성과 정찰정보총국, 39호실 등 주요 기관이 주도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중개 기관이 지원했다. 또 해외 노동자 수익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북한 무역회사의 군수물자 조달 등에 쓰이고, 일부는 북한으로 송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유엔 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과 조선광선은행 등이 활용됐으며 외교차량·행낭이나 해외 출장자를 통해 현금이 운반된 사례도 관찰됐다. 북한 당국이 노동자 임금의 80~90%를 몰수하며 일부 노동자는 몰수액이 실제 소득을 넘어 북한 당국에 빚을 지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 10개국에서 수백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가 의료·건설·IT·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동남아와 키르기스스탄·몽골 등 중앙아시아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유엔안보리 결의 2375호와 2397호는 북한 노동자의 신규 고용을 금지하고 각국에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까지 송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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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MT 참여국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최소 4억5000만달러에서 최대 8억달러에 이르는 수입을 창출해 북한의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했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인식을 제고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책임 당사자와 조력자들에게 국내 조치 등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을 독려한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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