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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TSMC도 성과급 논란 "우리도 삼성처럼 파업하자"

업계에선 TSMC 내부의 불만이 실제 파업이라는 단체행동으로 번질 경우, 그 파괴력이 전 세계 IT·테크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먼저 우려해야 할 시나리오는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중지...

TSMC도 성과급 논란 "우리도 삼성처럼 파업하자"

TSMC. 사진/연합뉴스

국내 반도체업계 선두를 다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성과급 확대 움직임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서도 파업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대만 자유시보·중시전자보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TSMC 내부에선 오는 7월 지급될 2025년 연간 성과급의 1인당 수령액이 당초 예상보다 최대 15%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 중인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발표된 TSMC의 역대급 실적과 대비되며 직원들의 공분을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달 TSMC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1% 상승한 1조1341억대만달러(한화 약 54조9700억원, 순이익은 무려 58.3% 급증해 5725억대만달러(약 27조5400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는데, 이러한 호실적에도 성과급 삭감설이 확산한 배경에는 TSMC의 공격적인 지출 구조와 신규 채용 등이 자리 잡고 있다.

TSMC는 올해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전년도 대비 최대 37.9% 늘려 560억달러(약 84조7600억원) 증액하고, 이를 통해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에서 총 12개 신규 반도체공장 동시 건설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해엔 대만 현지 거점을 통해 선단 공정 경험을 보유한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돌아갈 보상 재원이 축소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측이 부서별 평가 지표와 개인별 성과 등급 기준을 강화해 지급분을 깎으려 한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TSMC는 2025년도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의 10.6% 상당인 2061억4592만대만달러(약 9조 9200억원)로 책정했다. 대만 내 TSMC 직원 수가 약 7만8000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1인당 지급될 성과급은 264만2800대만달러(약 1억27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성과급 규모가 이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TSMC 직원들은 소셜네트워크(SNS) 및 현지 커뮤니티에선 “회사가 밤낮없이 일한 직원들은 외면하고, 번 돈은 전부 주주 배당과 해외 공장 투자에만 쏟아붓고 있다”, “일은 일대로 시키고 보상은 줄이겠다는 거냐”는 등,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자유시보는 “일부 TSMC 직원이 삼성전자와 유사한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고 보도하며 직원들의 단체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장기간에 걸쳐 대만 경제를 지탱해 온 TSMC의 강력한 ‘무노조 경영 원칙’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실제로 TSMC 임직원들은 노조 쟁의 끝에 성과급 산정 방식을 투명화, 제도화한 삼성전자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호국신산(나라를 지키는 영험한 산)’이라 추앙받는 TSMC에서 애국심으로 고강도 노동과 ‘깜깜이 보상’을 묵과했다면, 이제는 한국발(發) 노동운동으로부터 자극을 얻어 자본주의적 생존권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권리의식이 동조화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TSMC 내부의 불만이 실제 파업이라는 단체행동으로 번질 경우, 그 파괴력이 전 세계 IT·테크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먼저 우려해야 할 시나리오는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중지(셧다운)다.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반도체 전공정(팹) 특성상, 핵심 엔지니어들이 단 몇 시간만 부재해도 수천억~수조원대 상당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미세 공정 장비의 전원을 한 번 종료하고 다시 활성화하는 데에만 수일에서 수주가 소요되며, 이 기간 2나노·3나노 등 선단 공정의 수율 하락은 불가피해 단기 파업조차 생산량 급감으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또, 이는 TSMC에 최신·차세대 칩 생산을 위탁한 애플, 엔비디아, AMD 등의 제품 출하가 지연되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증설 추이가 크게 꺾이는 현상도 빚어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대만의 ‘실리콘 방패’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서 TSMC의 압도적인 반도체 제조 능력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대만을 사수하게 만드는 핵심 명분이었는데, 결속력 약화로 생산 기지로서의 신뢰성이 훼손되면 대만 안보 자체가 흔들리는 연쇄 리스크를 낳게 된다.

TSMC의 공급망 리스크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경쟁사들엔 뜻밖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선단 공정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그리고 파운드리 재진입을 선언한 인텔이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간 글로벌 빅테크는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TSMC의 선도적인 수율과 생태계 지위에 따라 반도체 생산을 대만에 의존해 왔는데, TSMC마저 파업 위기에 직면하면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역시 공급망 다각화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TSMC는 직원들이 파업을 논의하는 등 불만 수위가 높아지자 지난 25일 성명을 내 “사회적 책임이 커짐에 따라 수익 분배에서 사회적 지속 가능성 자원의 비율을 더욱 확대하고 직원들의 보너스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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