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저전력 구동… AI 서버 특화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최적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에 특화된 메모리 모듈 소캠2(SOCAMM2) 192기가바이트(GB) 제품 조기 양산에 돌입했다. AI 모델 경쟁의 패러다임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불리는 소캠이 반도체 업계 새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가 발주하는 소캠 물량을 누가 확보하느냐를 두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5X 기반 소캠2 192GB 제품을 양산한다고 20일 밝혔다. 신제품은 기존 서버용 메모리인 RDIMM 대비 대역폭은 배 이상 넓어졌고, 에너지 효율은 75% 이상 개선된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이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소캠은 저전력 D램인 LPDDR을 여러 개 쌓아 만드는데, 전력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는 HBM에 뒤지지만 전력 소모와 발열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AI 서버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본격 전환되면서 대형언어모델(LLM)을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소캠2가 차세대 메모리 설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라 서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최적화해 소캠2를 설계했다.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에는 소캠2를,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는 HBM4를 공급하는 구조다. 엔비디아 입맛에 꼭 맞는 제품을 공급해 ‘AI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초거대 AI 모델 학습·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GPU 연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하이닉스가 소캠2 양산에 나서면서 시장 선점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2030년에는 HBM 시장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새로운 메모리 수요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소캠2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역시 소캠2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엔비디아의 전력·대역폭·안정성·열 관리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엔비디아 소캠2 공급량의 절반 정도를 삼성전자가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56GB 소캠2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확대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에 소캠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메모리 3사의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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