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빅테크, HBM 공급 부족 우려에 장기 계약 요청 쇄도
추론 시장 성장으로 구조적 수요 지속… LPU도 메모리 수요 견인
올해 설비 투자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통한 주주 환원 강화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아웃’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글로벌 고객사들의 중장기 물량 확보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진행된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구조적 성장이 확고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HBM 장기 공급 계약(LTA) 요청, 과거와 다른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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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IT 기업들이 HBM의 가격과 공급 부족을 사업의 핵심 리스크로 인식하면서 장기 공급 계약(LTA) 요청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러한 요청은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는 만큼, 고객사와 함께 다양한 방식의 구조적 대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부 시장의 우려와 달리 빅테크들의 투자 의지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등장한 언어처리장치(LPU)로 인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 측은 “LPU는 빠른 응답성을, GPU는 복잡한 연산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메모리 수요를 함께 키우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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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압축 기술에 대해서도 “메모리를 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효율화를 통해 인공지능의 경제성을 높여 전체 서비스 규모와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견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주 M15X·용인 인프라 집중 투자… 주주 환원도 ‘역대급’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설비 투자(CAPEX) 계획도 공개됐다. SK하이닉스는 HBM(HBM4) 및 서버용 고성능 D램 주력 생산 거점인 청주 M15X의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준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M15X와 용인 등 핵심 거점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적 호조에 따른 주주 환원 정책도 구체화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안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해 주주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이 ‘반짝 특수’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탔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이클의 구조적 변화… ‘AI 슈퍼 사이클’ 진입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순한 단기 업황 회복이 아닌, 반도체 사이클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과거 PC나 스마트폰 중심의 사이클과 달리, AI는 국가적·산업적 필수 과제로 부상하며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는 ‘롱 사이클’의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50만원까지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출시 로드맵과 맞물려 HBM3E를 넘어선 차세대 제품에서도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3E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향후 분기 실적은 더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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