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 속 재무 건전성까지 강화
중동 리스크에는 “공급망 다변화로 수급 영향 제한적”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SK하이닉스]
【뉴스퀘스트=이승주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D램 가격 상승,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호실적 속 재무 건전성까지 강화한 가운데, 확보한 재원으로 중장기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대비 405.5% 증가…‘사상 최대’
SK하이닉스는 23일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매출은 52조5763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6391억원) 대비 198.1% 늘었다. 영업이익은 37조6103억원으로 전년 1분기(7조4405억원) 대비 405.5% 증가했다.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19조169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72%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p) 증가했다. 1만원의 제품을 판매했을 때 7200원의 수익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가 전분기 대비 90% 이상 급등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재작년 31.06%, 작년 44.21%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수치 역시 올해 83.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순현금 100조원 달성 목표’ 탄탄해진 재무
실적 호조 속에서 자산 건전성은 한층 탄탄해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조43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50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54조3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3100억원) 대비 증가했다. 차입금은 전분기(22조2500억원) 대비 감소한 19조3200억원으로 드러나면서 순현금 35조원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 달성과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부문별 실적에 따르면, D램의 매출은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지난 분기 대비 전체 내 비중이 2%p 상승했다. [그래픽=구글 Gemini 생성]
◇ D램 매출 비중 78%, 호실적 견인…“3년 동안 HBM 수요 증가”
SK하이닉스가 공개한 부문별 실적에 따르면, D램의 매출은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지난 분기 대비 전체 내 비중이 2%p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21%를 기록했다.
가격 인상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D램 판매단가는 전분기보다 60%대 중반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 판매단가는 같은 기간 70% 중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 메모리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HBM과 범용 D램 수요가 늘었다. 공급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3년 동안 HBM의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57%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22%), 마이크론(21%)을 합산한 수치보다도 많다. 공급 부족 기반의 가격 협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는 공급량 확대와 제품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D램 서버 모듈은 한 자릿수 후반, 낸드는 10%대 중반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HBM4E는 하반기 샘플 공급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양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실적 성장세 대비 저평가 여론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실적 성장세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PER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Fwd PER)은 4.81배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앞으로 1년의 수익성을 반영한다.
SK하이닉스가 평가받는 가치는 글로벌 동종업계인 엔비디아, TSMC 대비 낮다. 23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24.51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률은 65%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58.1%를 기록한 TSMC(24.27)와 비교해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 “공급망 다변화로 중동 리스크 문제없어”
한편, 미국 이란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 속 반도체 원료 공급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반도체 원료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화학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동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면서 화학제품 생산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한 해상 운송비 상승 등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측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재고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김 CFO는 “헬륨과 브롬 등 주요 공업가스를 포함한 원자재는 공급업체 다변화를 완료했으며 재고도 충분히 확보했다”며 “텅스텐 등 일부 가격상승 요인은 있으나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 확보한 재원으로 중장기 투자…주주환원도 검토
SK하이닉스는 마련한 재원을 통해 공급 역량 확보에 나선다. 용인 클러스터, 청주 M15X 팹(공장) 램프업 등 중장기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CFO는 “캐팩스(CAPEX·설비투자) 내 수요 가시성을 고려해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당,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 수단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CFO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2조1000억원을 배당, 1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며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자본시장 진출 추진…연내 상장 목표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공모 규모·방식·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SEC 심사,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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