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SK하이닉스 생산직 공개 채용이 단순한 인력 모집을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원 자격을 맞추기 위해 학력을 낮춰 기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하닉고시'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이달 생산직 공고를 내면서 지원 자격을 고등학교 또는 전문대 졸업자로 제한하자,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학력 기재 범위를 둘러싼 질문이 잇따랐다. 4년제 대학 졸업 사실을 숨기고, 고졸로 지원 가능한지 묻는 내용도 다수였다. 채용 기준에 맞추기 위해 '역학력(학력을 낮춤)'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 배경에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거론되는 성과급 기대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 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 이익 분배금(PS) 제도를 운영 중이다. 증권가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입사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채용 열기는 취업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원서 접수 마감은 오는 22일까지지만, 고졸·전문대 졸업 예정자뿐 아니라 저연차 직장인들까지 지원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조선업·완성차 업계 재직자들 사이에서도 더 높은 보상을 기대한 이직 수요가 감지된다. 취업 컨설팅 업계에서도 "자기소개서 첨삭 요청이 이례적으로 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교육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주요 취업 교육 업체들은 SK하이닉스 채용을 겨냥한 단기 강의를 잇따라 개설했고, 관련 교재 역시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정 기업 생산직 채용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교재가 동시에 확대되는 건 드물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와 취업 연계 계약을 맺은 반도체 관련 학과 지원자도 크게 증가했다.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진학 선호 흐름이 '의대 중심'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로 일부 이동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관련 전공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도체 업계의 높은 보상이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규모 성과급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에 기반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업황 변동성이 큰 만큼, 외부에서 성과급이 확정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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