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6에서 모델들이 K-컬처와 대한민국 혁신기술을 결합한 KT의 전시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흘간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이 3월 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는 세계 200여 개국에서 약 10만 명이 참가해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글로벌 협력망 구축에 나섰다.
과거 MWC는 스마트폰 성능이나 이동통신 세대 전환에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에선 인공지능(AI)을 매개로 사람과 사물, 지상과 우주를 하나로 묶는 ‘초연결’ 경쟁이 그 자리를 채웠다.
통신사 경쟁무대 바뀌었다… AI 인프라 전쟁
국내외 주요 통신사들은 단순한 ‘데이터 통로’로서의 네트워크보다 AI 서비스와 산업을 연결하는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부각했다.
AI 데이터센터(AIDC)를 통해 기업과 서비스, 기기들을 생태계로 묶는 전략이 다수 등장했고, ‘AI 에이전트’(행동하는 AI)끼리 데이터를 교환하는 자동화된 네트워크 개념도 주요 테마로 다뤄졌다.
차이나모바일은 100km 이상 거리에서도 98% 이상 AI 학습 효율을 유지하는 컴퓨팅-네트워크 통합 기술을 선보였다. 도이치텔레콤은 통신망·클라우드·스마트홈 등 전 서비스 영역에 AI를 내재화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에릭슨, 노키아 등 장비업체들도 하드웨어의 속도보다는 AI가 구동되는 ‘지능형 정보 통로’를 만드는 기술을 내세웠다.
로봇 역시 AI 연결이 화두였다. 전시장 곳곳을 누빈 서비스 로봇과 산업용 협동로봇들은 설비 및 데이터 AI 플랫폼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공장, 물류, 도시 서비스로 확장되는 ‘피지컬(실물) AI’ 생태계의 미래를 보여줬다.
중국 레노버가 전시한 데스크톱 로봇 ‘AI 워크 메이트’는 머리 부분의 프로젝터를 통해 서류나 이미지를 책상 주변 벽면 등에 비췄다. 또 음성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어 업무를 보조할 피지컬 AI 기기로 주목받았다.
연결 범위는 우주까지 확장됐다. 저궤도 위성통신과 지상망을 잇는 통신 생태계가 본격 논의되면서, 스마트폰이나 차량이 위성과 연결돼 통신 사각지대가 사라지는 ‘유니버설 커넥티비티’ 실현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현장을 지켜본 한 IT 전문가는 “올해 MWC는 서로 다른 산업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는 거대한 실험장이었다”며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발전한 만큼, 이제는 그 토대 위에서 어떤 AI 경험을 줄 것인지가 다음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면을 두번 접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살펴보는 관람객. 삼성전자 제공
국내 통신 3사, AI 데이터센터·에이전트 전면에
국내 통신 3사는 일제히 AI 전환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AI가 운영하는 통신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과 전국에 총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해 아시아 최대 수준의 AI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6G 시대 AI 네트워크 연구를 엔비디아, SK하이닉스와 진행 중인 점도 공개했다.
KT는 6G 네트워크를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통합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데이터 전체가 아니라 목적에 맞는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의미 중심 전송’도 계획의 일환이다. 복잡한 코딩 과정 없이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도구 ‘에이전트 빌더’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음성을 AI와 소통하는 주요 수단으로 전망하고 음성 인식·활용 기술의 강자를 목표로 세웠다. 통화 맥락 이해, 보이스피싱 탐지, 실시간 정보 검색 등을 제공하는 ‘익시오’를 스마트안경,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기기와 연결하는 AI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흔들림을 방지하고 피사체 움직임을 판단해 사진을 찍어주는 로봇팔을 장착한 중국 아너의 ‘로봇폰’. AFP_연합뉴스
‘로봇폰’ 들고 나온 중국…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단말기 분야에선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과거 애플 디자인을 따라 한 저가형 ‘아류’로 취급받던 아너는 ‘로봇폰’을 선보이며 이제는 선도 기업을 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장형 소형 로봇팔이 스마트폰으로부터 나와 짐벌(카메라 흔들림 방지 장치) 역할을 하면서 피사체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스스로 판단한 뒤 가장 나은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테크노는 두께 4.9mm의 초박형 스마트폰 후면에 자석 방식으로 망원렌즈 등 다양한 카메라 모듈을 붙일 수 있는 모듈형 콘셉트폰을 선보였다. 테크노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조작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S26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측면 시야를 제한할 수 있는 ‘프라이빗 디스플레이’ 기능에 큰 관심이 모였다. 또 삼성과 화웨이는 화면을 두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을 나란히 들고 나와 폼팩터(형태) 경쟁을 예고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박형빈 연합뉴스 테크부 기자 binzz@yna.co.kr
작성 : 2026. 3. 26 [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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