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전후로 대규모 양산단계 진입
반도체·전장 '고수익 포트폴리오' 강화
AP 모듈 매출, 올해 4분기부터 본격화
신사업 투자 함께 주주환원 정책 확대
LG이노텍 공장 전경 /LG이노텍
LG이노텍이 휴머노이드용 비전 센싱 시스템 모듈을 오는 2027년 전후로 대규모 양산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초기 시장 형성 단계인 만큼 당장 의미 있는 매출 창출은 어렵지만 북미를 넘어 유럽 고객사까지 확대하며 시장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2027년 혹은 내후년 휴머노이드형 복합 센싱 모듈을 대규모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현대자동차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등과 협력해 휴머노이드형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북미 고객사를 확보해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 등을 결합한 모듈 형태로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공급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사장은 "이미 휴머노이드 양산은 시작됐지만 많아야 수백 대 수준"이라며 "현재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주요 업체들과 협력 중이며 CES 2026을 계기로 유럽 고객사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의 '눈'···핵심 가치로 부상
LG이노텍이 개발 중인 비전 센싱 시스템 모듈은 카메라와 라이다 등을 결합해 로봇의 '눈'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향후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과 서비스 영역으로 확산할 경우 센서·인지 시스템이 핵심 가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부품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문 사장은 "회사 규모를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매출로 평가 받으려면 수천억원 대 실적이 필요하다"라며 "3~4년 이후부터 해당 수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로봇은 손과 다리의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판·전장 사업 확대···"고수익 포트폴리오 강화"
23일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이 주주총회 후 기자들에게 미래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이노텍
LG이노텍은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판과 전장용 부품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반도체 기판 사업은 내년까지 생산능력(캐파)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상반기 중 공장 증설을 위한 부지 확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 사장은 "반도체 기판은 고객 수요 대비 캐파가 부족한 상황으로 현재도 공장을 풀가동 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현재 모바일과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를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서버용 기판으로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내후년부터는 서버용 기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문 사장은 "TSMC의 코어스(CoWoS)에 적용되는 칩은 실리콘 인터포저 기반으로 개발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현재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매출도 같은 시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용 부품 사업 역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 부품인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 매출은 올해 4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협력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문 사장은 "자율주행용 칩 역시 AI 적용이 필수인 만큼 현재는 복합적인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광주 공장에서 해당 모듈을 생산 중이며 센서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장 부품 매출은 연간 20%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 계획
LG이노텍은 신사업 투자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문 사장은 "지난해 순이익 감소로 배당 성향은 유지했지만 배당액이 줄어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올해부터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낮아지고 자체 현금으로 투자 여력이 확보된 만큼 배당 성향과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문 사장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은 매출 대비 수익성이 가장 높은 '효자 사업'"이라며 "5년 내 광학 솔루션 사업 수준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전 센싱 시스템 =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센서를 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물체 위치·거리·형상을 파악하는 기술로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눈’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인지 장치다.
☞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 반도체 칩을 기판에 직접 뒤집어 접합하는 패키지 기술로,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CPU·서버용 반도체에 사용된다. 고집적·고속 신호 처리에 유리해 AI·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핵심 기판으로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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