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D램 90%·낸드 최대 60% 오른 1분기
AI 서버 쏠림에 소비자용 부품값 더 빠듯
서울의 한 마트에서 관계자가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뉴스후플러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메모리·스토리지 가격 급등이 이제 완제품 가격표를 직접 밀어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가 메모리 공급을 빨아들이면서 소비자용 D램과 낸드 가격이 빠르게 뛰었고, 국내에선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노트북 가격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에이서와 HP, 델 등 주요 PC 업체들이 원가 압박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가격 인상 흐름에 올라탔다.
◇ 서버 쏠림이 만든 완제품 인상
올해 1분기 메모리 시장의 충격은 숫자부터 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낸드플래시는 55~60% 오를 것으로 전망
된다. 서버와 AI 인프라용 고수익 제품에 생산 역량이 더 배분되면서, 상대적으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조여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국내에선 가격 인상 흔적이 이미 뚜렷하다.
LG전자는 지난 4월 1일부터 '그램' 일부 모델 가격을 20만~60만원 올렸고, 한 16인치 모델은 출시 당시 314만원대에서 354만원대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갤럭시 북6 울트라'와 '갤럭시 북6 프로'를 각각 462만~493만원, 260만~351만원에 출시했는데, 최근 일부 모델 가격이 최대 90만원가량 높아졌다.
완제품 업체들이 더는 원가 부담을 내부에서만 흡수하기 어려운 구간으로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해외 업체들도 같은 논리로 움직이고 있다.
에이서는 지난 2월 일본 공식 판매 채널 가격 조정에서 메모리와 SSD 비용 상승을 직접 이유로 들었고, HP는 메모리 비용이 한 분기 만에 PC 원가의 15~18% 수준에서 35%까지 뛰었다고 설명했다.
델 역시 메모리 부족과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업계는 이런 흐름이 상반기 내내 소비자 가격에 더 반영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IT 연구 및 자문회사인
가트너는 D램과 SSD 가격이 올해 말까지 합산 130% 급등할 수 있고, 그 결과 PC 가격은 17%, 스마트폰 가격은 13% 오를 수 있다고 봤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PC 출하량은 10.4%, 스마트폰 출하량은 8.4% 줄어들 것으로 전망
했다.
지금의 가격표 변화는 제조사 몇 곳의 개별 판단이 아니라, AI 인프라 확장과 메모리 공급 재편이 소비자 전자기기 시장 전체를 다시 쓰기 시작한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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