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중심 소통에 머물던 팬덤 플랫폼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지난달 론칭 1주년을 맞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팬 플랫폼 ‘베리즈’는 K팝을 넘어 예능·드라마·스포츠까지 커뮤니티 영역을 확장하며 SM의 ‘디어유’, 하이브의 ‘위버스’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리즈는 론칭 1년 만에 전 세계 202개국 이용자를 확보했고, 해외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초기에는 아이브, 아이들, 키키 등 K팝 아티스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반을 구축했지만, 이후 콘텐츠 범위를 빠르게 넓히며 플랫폼 성격을 확장했다.
핵심 전략은 콘텐츠 소비 이후의 이용자 활동을 플랫폼 내부로 흡수하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웹예능 ‘핑계고’의 본편 방송 후 시청자들은 ‘베리즈’ 내에서 주요 장면이나 화제가 된 요소를 중심으로 감상을 얹으며 반응을 이어갔다. ‘핑계고’의 스핀오프 ‘풍향고2’를 공개했을 때는 사전 모임 영상과 여행 비하인드컷 등 플랫폼 내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며 신규 ‘계원(핑계고 팬덤)’ 유입을 이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팬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활동하는 과정 자체가 플랫폼의 강력한 자산이 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느냐 못지않게, 팬들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자발적으로 반응을 쌓아가느냐가 주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예능을 넘어 드라마와 스포츠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드라마 ‘바니와 오빠들’ ‘북극성’에는 인공지능(AI) 페르소나를 도입해 캐릭터가 팬들과 직접 교류하게 함으로써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라이온즈 팀스토어 오프라인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에는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협업해 온라인 팀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이곳에서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최형우, 르윈 디아즈, 구자욱 선수의 한정판 기념 굿즈를 단독으로 판매하면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향후 웹툰, 웹소설, 게임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다양한 지식재산권(IP)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수익 구조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베리즈는 굿즈 판매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갖고 있으며, 구독형 서비스나 유료 팬클럽 등 안정적인 수익 모델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디어유의 ‘버블’이나 위버스의 ‘DM’과 같은 정기 수익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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