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반도체 시장, 2035년 현재 2배 규모 성장 전망
韓, 필요 물량 대부분 수입…글로벌 점유율 '2%' 수준
정부 지원 나서고 기업도 진출…기술격차 좁히기 과제
[아시아타임즈=박요돈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물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자립 역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력반도체 관련 이미지. (사진=생성형AI)
6일 업계에 따르면 AI 산업 패러다임이 '연산 능력'에서 '전력 효율성'으로 이동하며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졌다.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성장하며 전력 소모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반도체는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조정 등 전력 변환·분배·제어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AI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가전, 항공우주 등 전 산업에 활용된다. 개별 소자, 집적회로(IC), 모듈(전력 변환 장치)로 나뉘며 소재별로는 실리콘(Si),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산화갈륨(Ga2O3) 등이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비용과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기 위해 고전압 800V 아키텍처를 도입 중이다. 이에 고성능 GaN 및 SiC 전력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전력반도체는 각광받는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뿐 아니라, 배터리의 전력을 손실 없이 모터로 전달하는 전력 변환 효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GMI는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이 작년 557억 달러에서 올해 588억 달러, 2031년 770억 달러, 2035년 97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5.8%로 예상된다. 가격도 오르는 중이다.
수요 폭발에도 한국 전력반도체 산업의 현실은 척박하다. 현재 한국의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약 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피니언(독일), ST마이크로(스위스), 온세미(미국) 및 일본 기업 등 전통적 강자들이 시장을 지배 중이며, 국내 산업은 필요 물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취약한 밸류체인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국가·기업 투자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차세대 화합물 전력반도체 개발 및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1년까지 약 26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원자재의 경우 '금속 비축 종합 계획'을 통해 기존 50일분인 갈륨 비축량을 2031년까지 100일분으로 확대한다. 또 국내외 전기차·에너지 수요와 연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도록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 사업'도 추진 계획이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인치 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가동을 선언하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DB하이텍, SK파워텍, LX세미콘 등 주요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들 역시 자체 기술 내재화와 상용화 관건인 수율(합격품 비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좁혀야 할 기술 격차와 소재 독립은 시급한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전력반도체 상용화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약 10년가량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또 전력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고품질 웨이퍼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진정한 의미의 공급망 자립을 위해서는 자체적인 소재 생산 역량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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