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철 교수팀, 아조벤젠 구조 변화 추적
스마트 소재·분자기계 연구 단서
국내 대학 연구팀이 빛을 받으면 모양이 바뀌는 분자 ‘아조벤젠’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밝혀냈다.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초소형 분자기계를 설계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화학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동역학 연구단과 함께 아조벤젠의 구조 변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아조벤젠은 두 개의 벤젠 고리가 질소 원자 두 개로 연결된 분자다. 빛을 받으면 두 고리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전체 모양이 바뀐다. 이런 성질 때문에 빛으로 약물 작용을 조절하거나 스마트 소재와 분자기계를 만드는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분자가 모양을 바꾸는 순간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는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다.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 중간 과정을 직접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를 이용해 이 움직임을 추적했다. 아조벤젠에 레이저를 쏜 뒤 초고속 엑스선으로 시간에 따른 구조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아조벤젠은 양쪽의 큰 고리를 한꺼번에 크게 돌리지 않았다. 먼저 가운데 연결 부위가 비틀리고, 이어 질소 원자 주변이 자전거 페달처럼 맞물려 움직이며 전체 모양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변 액체가 끈적해져도 반응 속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큰 고리를 돌리는 대신 분자 중심부가 주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변 분자와 부딪히는 영향을 덜 받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아조벤젠을 이용한 약물이나 소재의 성능을 직접 높인 것은 아니다. 다만 분자가 실제로 움직이는 경로를 밝혀, 빛에 반응하는 소재와 분자기계를 설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기초 정보를 제시했다.
이효철 교수는 “아조벤젠이 빛을 받은 뒤 어떤 경로로 모양을 바꾸는지 밝힌 연구”라며 “다양한 광반응 분자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9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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