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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KAIST, 다공성 물질 속 기체 ‘줄 세우는’ 기술 개발

미세한 구멍이 많은 물질 안에서 기체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원하는 배열에 맞는 소재를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이산화탄소를 골라 포집하거나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KAIST, 다공성 물질 속 기체 ‘줄 세우는’ 기술 개발

MOF 내부서 ‘가스 격자’ 구현…새 기체 분리 현상 발견

AI 역설계 접목…탄소 포집·수소 저장 활용 기대

국내 대학 연구진이

미세한 구멍이 많은 물질 안에서 기체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원하는 배열에 맞는 소재를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이산화탄소를 골라 포집하거나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KAIST(총장 배충식)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금속-유기 골격체(MOF) 안에서 기체를 일정한 위치에 줄 세우는 ‘가스 격자(Gas Lattice)’ 현상을 구현했다고 14일 밝혔다.

MOF는 내부에 아주 작은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물질이다. 스펀지가 물을 머금는 것처럼 기체를 내부에 담을 수 있어 기체 저장이나 분리에 활용된다. 기존 연구가 얼마나 많은 기체를 담을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면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기체가 내부의 어디에 자리 잡을지까지 조절하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제논(Xe)이라는 기체를 이용해 이를 확인했다. 수많은 MOF 구조를 분석한 결과 특정 코발트 기반 물질(Co-CAU-36) 안에서 제논 원자들이 제멋대로 흩어지지 않고 정해진 자리에 규칙적으로 늘어서는 현상을 발견했다. 물질 내부의 미세한 구멍이 일종의 틀 역할을 해 원자들이 자리를 잡도록 한 것이다.

서로 다른 기체를 섞었을 때는 기체끼리 공간적으로 나뉘는 현상도 확인됐다. 제논과 크립톤(Kr)을 함께 넣자 제논은 바깥쪽에 규칙적인 구조를 만들고 크립톤은 그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두 기체가 뒤섞이는 대신 서로 다른 공간을 차지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혼합기체에서 원하는 기체를 골라내는 새로운 분리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원하는 기체 배열에서 출발해 그에 맞는 소재를 거꾸로 찾아내는 ‘역설계’ 기술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먼저 소재를 찾은 뒤 그 안에서 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원하는 기체 구조를 정한 뒤 이를 구현할 소재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에 적용하면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포집·분리하거나 작은 공간에 수소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하는 위치에 분자를 배치해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촉매 분야에도 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지한 교수는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지를 넘어 원하는 배열까지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김영훈·김도훈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6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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