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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함정에 처음 달린 '국산 심장'… 한화시스템, 양만춘함 ECS 국산화

그동안 이 분야는 미국 L3해리스, 영국 롤스로이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넥스테크 등 일부 해외 방산기업이 주도해왔다. 장비를 해외에 의존하면 고장이나 성능개량 때 부품 조달, 기술 지원, 정비 일정에서 제약이 생길...

K-함정에 처음 달린 '국산 심장'… 한화시스템, 양만춘함 ECS 국산화

-美·英·伊 의존하던 기관제어장치 대체…정비·군수지원 속도 높인다

-CMS 이어 ECS까지 국산 탑재…무인함정·콕핏형 함교체계로 확장

해군이 양만춘함(DDH-I)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장비를 운용하는 모습/한화시스템

함정에서 전투체계가 ‘두뇌’라면 기관제어체계는 ‘심장’이다. 추진기관과 전력, 보조기기, 손상통제 계통을 한데 묶어 함정이 움직이고 버티고 싸울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그 핵심 제어체계가 처음으로 국산 기술로 우리 해군 함정에 들어갔다. K-함정 국산화가 무장과 전투체계를 넘어 운용의 깊숙한 영역까지 들어간 셈이다.

한화시스템은 30일 경남 창원 진해항에서 해군,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만춘함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성능개선 완료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양만춘함은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과 함께 한국형 구축함 KDX-I 사업으로 건조된 3200톤급 헬기탑재 구축함이다.

양만춘함은 그동안 해외 업체 장비를 사용해왔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한화시스템이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국산 ECS로 교체되면서 국내 함정에 독자 기술 기반 ECS가 실제 탑재된 첫 사례가 됐다.

ECS는 함정의 추진, 전력, 보조기기, 손상 계통을 네트워크 기반으로 통합 제어하는 장비다. 항해 중 추진기관 상태를 감시하고, 전력 운용을 조정하며, 손상 상황 발생 시 함정 생존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탑재된 한화시스템 ECS는 기존 장비보다 정밀 감시·제어 성능을 높였고, 전력 운용 모드 효율화와 함상훈련 계통도 추가했다. 국산 부품과 국내 개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자재 수급과 정비 편의성도 끌어올렸다.

그동안 이 분야는 미국 L3해리스, 영국 롤스로이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넥스테크 등 일부 해외 방산기업이 주도해왔다. 장비를 해외에 의존하면 고장이나 성능개량 때 부품 조달, 기술 지원, 정비 일정에서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국산화의 의미는 단순히 장비 하나를 바꾼 데 있지 않다. 함정 가동률과 작전 지속 능력을 국내 기술·국내 공급망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2020년 양만춘함에 국산 전투체계(CMS)를 탑재한 바 있다. 이번 ECS 교체로 양만춘함은 ‘두뇌’와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 체계를 모두 국산으로 갖추게 됐다. 국내에서 CMS와 ECS 국산화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한화시스템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다음 단계는 무인화다. 한화시스템은 CMS와 ECS 호환성을 바탕으로 항공기 조종석 형태의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 기술까지 확보했다. 전투와 기관제어를 한 공간에서 통합 운용하면 함정 운용 인력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무인수상정·무인잠수정 등 해양무인체계와 연결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이 정찰용 무인수상정, 군집 무인수상정,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 자율무인잠수정, 기뢰제거처리기까지 라인업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4년 12월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차기 호위함 울산급 배치-IV 통합기관제어체계 체계개발 사업도 수주해 장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양만춘함 탑재가 기존 함정의 성능개선 사례라면, 울산급 배치-IV는 앞으로 건조될 함정에 국산 ECS를 본격 적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한화시스템이 대한민국 해군 함정의 ‘완전 국산화’에 일조하고 함정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돼 기쁘다”며 “첨단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해군·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 덕분에 선진국 일부 기업만 보유한 ECS를 독자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시스템은 앞으로도 K-함정의 무인화와 첨단화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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