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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게임, 모바일 둔화 속 콘솔서 돌파구 찾는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는 멀티플랫폼 신작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PC·콘솔·모바일로 출시했고, 하반기엔 4인 협동 액션 '이블베인'도 콘솔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

K-게임, 모바일 둔화 속 콘솔서 돌파구 찾는다

제미나이가 만든 기사 이미지 [사진: 제미나이]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한국 게임사들이 콘솔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모바일 게임 중심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데 따른 행보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콘솔 게임 수출은 전년 대비 15.1% 증가한 2억1376만 달러를 기록하며 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PC 게임 수출이 6.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내수에서는 소수 플랫폼이지만 글로벌 수출에서는 가장 빠르게 커지는 채널이 됐다는 의미다.

수치 외에도 최근 흥행 사례가 업계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이달 1일 펄어비스 '붉은사막'이 출시 12일 만에 400만 장 판매를 기록하면서 업계가 콘솔 전략을 재검토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모바일 둔화가 부른 콘솔 전환

2024년 국내 게임산업 총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23조851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59%로 60%를 웃돌던 과거보다 낮아졌고, 성장률도 3.4%에 머물렀다. 국내 모바일 시장만으로 추가 성장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시선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 글로벌 시장에서 콘솔은 국내와 달리 주류 플랫폼이다. 게임백서 기준 2024년 세계 콘솔 시장 규모는 537억1200만 달러로, 온라인PC게임(383억6200만 달러)보다 크다.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흥행 과정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콘솔 시장의 74%가 북미·유럽에 집중돼 있다. 콘솔 전략이 북미·유럽 공략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배경이다. 실제로 2024년 한국 게임의 북미 수출 비중은 19.5%로 전년 대비 4.7%포인트 상승했으며, 게임백서는 북미와 유럽(7.7%)을 합산하면 중국(29.7%)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처라고 밝혔다.

MMORPG 중심 구조에 대한 고민도 전환 배경으로 꼽힌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MMORPG 전체 글로벌 시장이 마이너스 시장이 되고 있다"며 "기존 이용자들이 유지되는 시장이 됐고, 신규 진입자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신규 IP는 콘솔 방식에 온라인 요소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만의 얘기가 아니다. 장르 구조의 변화가 업계 전반의 전략 재편을 이끌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국산 콘솔·멀티플랫폼 게임의 흥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업계 분위기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은 2023년 9월 출시 이후 2026년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했다. 또 센서타워에 따르면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는 2024년 4월 출시 후 2026년 1월 기준 PS5·스팀 합산 610만장을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판매 성과를 보면 넥슨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2주 만에,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12일 만에 각각 400만장을 넘어섰다.

성공 사례가 쌓이자 과거 콘솔과 거리를 뒀던 대형사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는 멀티플랫폼 신작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PC·콘솔·모바일로 출시했고, 하반기엔 4인 협동 액션 '이블베인'도 콘솔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과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갓 세이브 버밍엄'을 올해 PC·콘솔로 내놓고, 크로노스튜디오가 개발하는 '크로노오디세이'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추진하는 등 콘솔 비중을 키우고 있다.

엔씨·크래프톤·위메이드도 뒤를 잇는다. 엔씨는 '쓰론 앤 리버티(TL)'로 콘솔 출시 경험을 쌓았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콘솔 시장을 겨냥해 설계한 신작으로는 FPS '신더시티'가 첫 사례에 가깝다. 크래프톤은 PUBG IP 확장을 위한 'PUBG: 블랙버짓'과 이영도 작가 원작의 오픈월드 액션RPG '윈드리스'를 콘솔 포함 멀티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위메이드 개발 자회사 매드엔진도 AAA급 오픈월드 RPG '프로젝트 TAL'을 내년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시프트업도 최근 일본 개발사 언바운드 인수를 통해 콘솔 개발 역량 내재화에 나섰다. 단발성 흥행보다 장기 IP 확보에 초점을 맞춘 행보다. 이 같은 흐름은 고용 지표에도 반영됐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콘솔 플랫폼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해 플랫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익 구조는 흥행만큼 단순하지 않다

콘솔은 흥행작이 나오면 브랜드 파급력은 크지만 수익이 곧장 개발사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사업자 수수료와 퍼블리싱 배분이 먼저 빠지고, 패키지 게임 특성상 매출이 출시 초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패키지 중심 콘솔 게임과 장기 인앱결제 구조의 모바일 MMORPG는 수익 모델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P의 거짓'(네오위즈)과 '나이트 크로우'(위메이드)의 매출 격차를 콘솔 수익성의 한계 사례로 거론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개발 기간이 길고 실패 비용이 커 성공 사례가 늘어도 누구나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붉은사막은 개발에만 7년이 걸렸으며, 그 사이 펄어비스 주가는 흥행 가시성이 높아지기 전까지 큰 변동성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흥행 연속이 콘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단기 성과만으로는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콘솔이 글로벌 진출의 현실적인 경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다만 흥행작 한두 개가 산업 전체의 체력을 끌어올리지는 않는 만큼, 후속 타이틀과 IP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지금부터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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