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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지주회사인 SK가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가총액의 약 20%에 달하는 대규모 소각으로,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DS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자사주 소각을 두고 “지배구조 논란을 줄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직접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SK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798만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에 활용할 일부를 제외한 1469만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전일 종가 기준 약 4조8343억원 규모다. 이는 회사 시가총액의 약 20% 수준에 해당한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해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지주회사 특성상 주가 할인 요인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SK 입장에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다. 약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은 단순히 주주환원 정책을 넘어 기업 전략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정도 자금이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산업에서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SK가 그동안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대형 투자를 지속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을 선택한 것은 투자보다 주주환원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나 자사주 활용 가능성을 남겨두기보다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 여력 측면에서도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SK의 순차입금은 약 8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소각에 해당하는 자금을 부채 상환에 활용할 수도 있었지만, 회사는 그 선택지를 내려놓고 주주환원을 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들의 자사주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자사주 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선제적인 소각 조치가 하나의 기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자사주 소각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발행 주식 수 감소로 주당 가치가 높아질 뿐 아니라 기업이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증권가 역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SK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63만원으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소각이 단기적인 이벤트를 넘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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