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 금융사들 불완전 판매 주장
변호인단 이끄는 이복현 전 금감원장 “금감원 조사·형사 절차 진행”
10년 전 서울로 온 A씨(60대)는 딸이 결혼한 이후 더 이상 자식에게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다. 노후자금으로 매달 이자 수익을 얻고 싶어 JTBC 채권에 6300만원가량 투자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A씨는 “다달이 36만원가량의 이자를 받아 생활비로 쓰려다가 목숨 같은 돈을 잃게 생겼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아들이 10년간 모은 결혼자금 1억원을 불려주려고 JTBC 채권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 위기에 놓인 B씨도 “아들이 물류센터 아르바이트와 인쇄소 야간 근무 등을 하며 어렵게 모은 돈”이라며 “어떻게 회사채 발행 4개월 만에 부도가 날 수 있느냐”고 했다.
중앙그룹 계열사 채권 개인 투자자들은 13일 “JTBC는 회사채 발행 이전부터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며 금융회사들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검사 확대를 촉구했다.
중앙그룹 채권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일 금감원에 JTBC 회사채·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관련한 금융회사 검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 채권 금액이 확정된 신청인은 250명, 피해액은 325억2000만원이다.
신동환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투자적격 등급으로 포장된 회사채가 넉 달 만에 부도에 이르렀다”며 “부실을 걸러냈어야 할 금융사들이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기존에 공시된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본잠식 위험에도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자본잠식 확정 공시 이후 부도 직전까지 각 증권사는 앱에서 위험 경고 없이 8%대 표면금리가 강조된 화면으로 거래를 계속했다”며 “전단채를 판 키움증권은 상담원이 해피콜(상품 가입 후 투자 확인 절차) 거부 등록을 직접 안내·유도해 투자자 보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필요하다면 중앙그룹이나 자회사의 자금 운용상 문제점 조사를 금감원에 요청하거나 형사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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