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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T큐레이션] 숏폼의 틱톡이 45분 예능에 750억 베팅한 이유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45분 분량의 롱폼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인다. 틱톡코리아는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링크호텔에서 첫 오리지널 예능 '티키티키 타카타카 토크토크쇼'(이하 티키타카쇼)...

[IT큐레이션] 숏폼의 틱톡이 45분 예능에 750억 베팅한 이유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45분 분량의 롱폼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인다.

틱톡코리아는 2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링크호텔에서 첫 오리지널 예능 '티키티키 타카타카 토크토크쇼'(이하 티키타카쇼) 제작발표회를 열고 오는 25일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김동욱 PD와 MC를 맡은 안정환 딘딘 이은지, 윤철 틱톡코리아 뉴스앤스포츠 총괄이 참석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티키타카쇼는 다음 달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시즌을 겨냥한 토크 버라이어티다.

월드컵과 축구를 매개로 경기 결과 예측 대결부터 축구를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의 만남, 축구 경기 푸드 논쟁, 팬심 토크까지 매회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다. 축구선수와 전문가, 크리에이터, 무속인, 뮤지션 등 다채로운 게스트가 출연해 각자의 시선과 입담을 풀어낸다.

총 12회로 구성됐으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 틱톡코리아 공식 계정과 안정환의 개인 계정 '안정환19'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신혜영 기자

윤철 총괄은 "한국 콘텐츠 산업에 올해 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티키타카쇼가 그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한화로 약 752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그는 이어 "틱톡은 숏폼이 주가 되는 플랫폼이지만 롱폼이 가진 힘을 데이터로 지속 확인했다"며 "롱폼 콘텐츠가 틱톡 내에서 숏폼으로 재해석되고 확산된다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숏폼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틱톡이 정반대 방향인 롱폼에 발을 들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틱톡이 가동하는 롱폼+숏폼 전략의 구체적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윤 총괄은 롱폼 자체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잘 만든 롱폼 한 편을 수십 개의 숏폼 클립으로 잘게 쪼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긴 영상에서 화제가 될 만한 장면을 뽑아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하면 틱톡 특유의 알고리즘을 타고 빠르게 퍼진다. 본 영상은 이용자를 머무르게 하는 닻이 되고, 파생 클립은 신규 유입을 끌어오는 미끼가 되는 셈이다.

윤 총괄이 "추후 글로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이번 시도가 한국에 국한된 실험이 아니라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시험대라는 점을 보여준다.

월드컵을 출발점으로 삼은 점도 눈길을 끈다.

사실 축구는 짧은 영상으로 소비되기 좋은 소재인 동시에 전 세계 공통의 관심사다. 틱톡은 FIFA 공식 우선 파트너로서 북중미 월드컵 비하인드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고 전용 콘텐츠를 라이브로 선보일 예정이다.

티키타카쇼는 이런 스포츠 콘텐츠 강화 전략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첫 결과물이다. 앞서 틱톡은 고품질 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크리에이터에게 기존 대비 최대 3배 수준의 리워드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김동욱 PD는 기존 방송이나 OTT 토크쇼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플랫폼의 특성을 짚었다. 그는 "기존 방송이나 OTT 토크쇼에 비해 틱톡은 엄지손가락 하나로 채널이 쉽게 넘어가는 플랫폼인 만큼 시선을 돌리기가 더 쉽다"며 "도파민이 넘치는 흥미로운 주제와 출연자들을 배치했고 전형적인 토크쇼 스타일에서 벗어나 속도감 있게 편집하는 데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안방극장과 달리 이탈이 손쉬운 환경에서 시청자를 붙드는 방식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사진=신혜영 기자

기획 단계의 발상도 통상의 월드컵 특집 예능과 결을 달리한다. 김 PD는 "월드컵은 그저 묻어만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축구와 월드컵은 출연진을 묶는 구심점일 뿐"이라고 말했다. 레전드 선수들이 나와 전망과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익숙한 구성 대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색다른 조합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뿐 아니라 그 옆의 가족과 아내들이 겪는 부담감도 또 다른 월드컵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수 개인의 월드컵을 부부의 월드컵으로 확장하는 식으로 콘텐츠 주제에 접근했다고 귀띔했다.

MC 라인업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방송인으로 자리 잡은 안정환이 중심을 잡고, 축구를 즐겨 보는 딘딘과 예능감을 인정받는 이은지가 합류했다. 김 PD는 "안정환 선배는 이 프로그램에서 대체 불가한 MC라고 생각했다"며 "딘딘은 거침없는 입담이 프로그램과 잘 맞았고 이은지는 유쾌한 바이브로 축구를 잘 모르는 분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섭외 기준을 밝혔다.

안정환은 출연 결심의 배경으로 한국 축구를 향한 식어버린 관심을 꼽았다. 그는 "솔직히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틱톡을 통해 축구 흥행을 돕고 국민적 관심을 다시 일으키는 데 축구인으로서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참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둘러싼 우려의 시각에 대해서는 축구 선배로서 애정과 쓴소리를 함께 내비쳤다. 그는 "매번 월드컵을 준비할 때마다 시작 단계에서 잡음이 있었다"며 "잘못하면 저 역시 욕을 하겠지만 결과가 나온 뒤에 질타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딘딘은 "틱톡에서 숏폼이 아닌 롱폼을 만든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며 "축구를 잘 배우고 진심으로 응원하자는 마음으로 출연했는데 막상 녹화해보니 축구 이야기 외에도 신선한 토크가 많아 축구를 몰라도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대표팀에 대해서도 "지금 상황에선 무조건적인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지는 "축구를 잘 몰라 걱정했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들이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더 신선하고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같이 수다 떠는 느낌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신혜영 기자

한편 틱톡의 이번 도전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상파와 종편 등 전통 방송사가 지배적 사업자로 버티고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OTT 플랫폼이 몸집을 키운 상황에서 숏폼 플랫폼이 직접 오리지널 예능을 제작하는 흐름은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경계를 흐린다.

유튜브가 롱폼과 숏폼을 아우르며 영향력을 넓혀온 것처럼, 틱톡 역시 숏폼 강자의 지위를 발판 삼아 영역 확장을 노린다.

플랫폼 생태계 전반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는 그 가운데 한 갈래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예능 콘텐츠 추가 제작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윤 총괄은 덧붙였다.

티키타카쇼가 안착할 경우 틱톡의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 PD는 "시즌제가 많은 현재의 방송 환경에서 우리가 잘해서 첫 단추를 잘 끼워 길게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며 월드컵 특수가 끝난 뒤에도 살아남는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월드컵이라는 단기 이벤트를 발판으로 삼되, 그 너머에서 지속 가능한 롱폼 콘텐츠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가 이번 실험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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