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가 29일 'What's Next with AWS' 행사에서 단일 컨택센터 솔루션이었던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를 4개 영역의 에이전틱 AI 제품군으로 분화시켰다.
아마존 커넥트를 공급망 의사결정용 아마존 커넥트 디시전스(Amazon Connect Decisions), 채용용 아마존 커넥트 탤런트(Amazon Connect Talent), 고객 경험용 아마존 커넥트 커스터머(Amazon Connect Customer), 헬스케어용 아마존 커넥트 헬스(Amazon Connect Health) 등 4종의 에이전틱 AI 솔루션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콜센터 플랫폼이라는 좁은 정의를 떼어내고 기업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 인프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날 발표 자리에는 맷 가먼(Matt Garman) AWS CEO와 콜린 오브리(Colleen Aubrey) AWS 응용 AI 솔루션 부문 수석부사장이 직접 나섰다. 두 사람은 에이전틱 AI가 조직이 제약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단계로 옮겨가도록 돕고, 전문성을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사진=AWS
흥미로운 대목은 AWS가 같은 날 오픈AI(OpenAI)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함께 발표했다는 점이다. 자체 모델과 외부 모델의 결합을 통해 에이전틱 AI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각각 코파일럿과 제미나이로 기업용 AI 시장을 두드리는 가운데, AWS가 '아마존 커넥트'라는 검증된 진입로를 활용해 정면 승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공급망 영역인 아마존 커넥트 디시전스다. AWS에 따르면 공급망 차질을 해결하는 데 대부분의 기업은 2주 이상을 소요하며 운전자본 손실, 재고 부족, 위약금 등으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업체가 납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프로모션이 예상을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담당자들은 무엇이 바뀌었고 누가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는 데만 스프레드시트와 이메일 속에서 며칠을 허비해야 했다.
커넥트 디시전스는 아마존이 30년간 축적한 운영 과학과 25개 이상의 전문 공급망 도구, 그리고 자체 개발한 공급망 최적화 기술(SCOT)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시계열 예측 모델 Chronos2와 SCOT 파운데이션 모델을 묶은 앙상블 예측 모델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요부터 급변하는 수요, 판매 이력이 없는 신규 상품까지 모든 패턴에 최적의 모델 조합을 자동으로 골라낸다.
판매 이력이 없는 신규 자동차 액세서리를 출시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작동 방식이 더 분명해진다. 유사 제품군 데이터를 연결하고 과거 출시 성과를 분석한 뒤 지역별 수요 패턴을 반영해 수 분 내에 완전한 수요 계획을 도출하는 식이다. 수 주가 걸리던 작업이 수 분으로 단축되는 셈이다. 웰스 비히클 일렉트로닉스(Wells Vehicle Electronics)와 TVS 모터스(TVS Motors)가 이미 도입해 공급망 운영을 재정비하고 있다.
여기에 채용 영역의 아마존 커넥트 탤런트도 가세한다. AI 에이전트가 직무 기술서를 분석해 핵심 역량을 추출하고, 구조화된 질문과 평가 기준을 갖춘 면접 계획을 자동으로 짜는 방식이다. 채용 담당자가 계획을 승인하면 시스템은 후보자를 초대하고,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음성 면접을 진행한다. 다음 날 아침 담당자에게는 익명 처리된 역량 점수와 전체 녹취록, 메모가 담긴 브리핑 자료가 도착한다.
쉽게 말하자면 채용 담당자 대시보드에서 후보자 이름과 개인 정보를 모두 제거하고 역량 점수와 성과 데이터만 남기는 구조다. 채용 과정의 인적 편향을 기술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설계다.
기존 아마존 커넥트는 아마존 커넥트 커스터머로 명칭을 바꿔 달았다. 스테이트 팜(State Farm), 에어 캐나다(Air Canada), US 뱅크(U.S. Bank) 등이 음성·채팅·디지털 채널 전반의 개인화된 고객 경험 구현에 활용해온 솔루션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술 전문성 없이도 비즈니스 팀이 직접 대화형 AI를 구축·설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본인인증, 결제 처리, 개인화 추천, 문제 해결 등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직접 설계하고 배포하는 방식이다.
성과도 구체적이다.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은 이 기능을 활용해 3개월 만에 초기 기획부터 실제 고객 응대 가능 수준까지 구현했다. 기존 6개월 이상 걸리던 프로세스를 절반으로 줄인 사례다.
다만 가장 파괴력이 큰 영역은 헬스케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 커넥트 헬스는 예약 접수부터 의료 코딩까지 전체 의료 여정에 걸친 핵심 업무를 전문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구조다. 아마존 원 메디컬(Amazon One Medical)은 이미 100만 건 이상의 진료에 앰비언트 문서화(ambient documentation)를 적용한 상태다. 연간 320만 건의 환자 상호작용을 처리하는 UC 샌디에이고 헬스(UC San Diego Health)는 도입 이후 통화당 1분의 시간을 절감하고, 주당 630시간을 환자 확인 업무에서 직접 환자 지원 업무로 전환했다. 통화 이탈률은 30%, 일부 부서에서는 60%까지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AWS는 같은 날 AI 어시스턴트 '아마존 퀵(Amazon Quick)' 데스크톱 앱 출시도 함께 발표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아마존 퀵은 사용자의 로컬 파일과 연동되며 캘린더·이메일·기타 업무 앱과 백그라운드에서 상시 연결돼 업무 맥락을 학습하는 구조다. 슬랙(Slack), 팀즈(Teams), 아웃룩(Outlook), 지메일(Gmail), 세일즈포스(Salesforce), 서비스나우(ServiceNow), 아사나(Asana), 지라(Jira)는 물론 키로 CLI(Kiro CLI)와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개발자 도구까지 단일 환경에서 묶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개인 지식 그래프(Personal Knowledge Graph)'가 눈길을 끈다. 사용자 문서를 인덱싱하고 대화를 통해 학습하면서 선호도, 팀 내 연락처, 주요 프로젝트, 브랜드 스타일 가이드라인 등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영업 담당자가 신규 계약 체결 후 고객 성공 사례 메모를 작성한다면 퀵은 장기 메모리에서 관련 이해관계자를 호출하고 지난주 메시지에서 계약 세부 사항을 참조하며 이전 사례를 토대로 액션 아이템을 도출한다. 슬랙 대화에서 해당 고객이 레퍼런스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커뮤니케이션 팀을 수신자에 자동으로 추가하기도 한다.
신규 기능도 함께 풀렸다. 자연어 입력만으로 인텔리전트 앱·대시보드·웹페이지를 만드는 커스텀 앱 구축 기능은 현재 프리뷰 단계다. 채팅 인터페이스에서 문서·프레젠테이션·인포그래픽·이미지를 직접 생성하는 콘텐츠 생성 기능, 아웃룩·워드·파워포인트·엑셀에 퀵을 통합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확장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 워크스페이스(Google Workspace), 줌(Zoom), 에어테이블(Airtable), 드롭박스(Dropbox),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의 기본 통합도 새로 들어갔다.
도입 기업 면면도 주목할 만하다. 3M, 고대디(GoDaddy),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BMW, 키트사(Kitsa), 몬델리즈(Mondelēz International), NFL, 뉴욕라이프(New York Life),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등 산업군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드 C. 그레고랫(David C. Gregorat) 뉴욕라이프 생명보험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마존 퀵은 우리의 의사결정, 전략 실행, 기회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면서 "팀 누구나 이를 활용할 수 있으며,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완전히 재구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상호 생명보험사인 뉴욕라이프는 야간 정산, 보험료 처리, 컴플라이언스 보고 등 복잡한 대용량 워크플로우에 퀵을 투입한 상태다.
오레오(Oreo)와 리츠(Ritz), 캐드버리 데어리 밀크(Cadbury Dairy Milk), 토블론(Toblerone) 등을 보유한 몬델리즈는 전 직원에게 아마존 퀵을 배포하기도 했다. 크리스 헤세(Chris Hesse) 몬델리즈 CTO는 같은 자료에서 "수 시간이 걸리던 정보 탐색이 즉시 가능해지고, 복잡한 데이터셋에 대한 AI 기반 분석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일상적인 업무에 안전하고 간편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를 도입한 결과, 수 시간 걸리던 작업이 수 분 만에 완료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에이전틱 AI를 둘러싼 기업 시장 경쟁이 본격적인 분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모든 제품군에 심어 넣는 전략을, 구글은 제미나이와 워크스페이스의 결합을 밀어붙이고 있다. AWS는 이번 발표를 통해 '운영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가장 강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30년간 축적한 아마존의 공급망·물류·고객 응대 경험을 모델 학습 자산으로 직접 환산해 무기화한 것이 핵심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