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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P 기업 Arm의 대전환…'AGI CPU'로 데이터센터 직접 공략

Arm은 그동안 애플, 퀄컴, 엔비디아, 삼성전자, 아마존 등 고객사에 설계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모델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 칩 시장이 급성장하자, 직접 칩 공급을 통해...

IP 기업 Arm의 대전환…'AGI CPU'로 데이터센터 직접 공략

[MS투데이] 모바일 반도체 설계 시장을 장악해온 영국 Arm이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직접 공급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1990년 설립 이후 35년간 반도체 설계자산(IP)을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해 온 Arm이 완제품 칩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rm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 행사에서 에이전틱 AI(Agentic AI)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Arm AGI CPU’를 공개했다. 단순 설계 제공을 넘어 자체 CPU를 양산·공급하는 구조로 사업 모델을 확장한 것이다.

왜 지금 ‘CPU’인가…에이전틱 AI의 등장

Arm이 내세운 키워드는 ‘에이전틱 AI’다. 이는 AI가 단순 연산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작업을 조율하며, 시스템 자원을 관리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AI 인프라는 GPU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대규모 병렬 연산을 처리하는 데 GPU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단순 추론을 넘어 다수의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이동시키며,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는 구조로 진화하면서 CPU의 역할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것이 Arm의 설명이다.

Arm은 동일 전력 기준에서 에이전틱 AI 확산 시 데이터센터 내 CPU 수요가 기존 대비 최대 4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GI CPU의 기술적 특징…136코어·TSMC 3나노

이번에 공개된 AGI CPU는 Arm 네오버스 V3 기반으로 설계됐다. 두 개의 다이를 결합한 칩렛 구조로, 최대 136개 코어를 탑재할 수 있다. 코어당 2MB L2 캐시를 갖췄고, DDR5-8800 메모리를 지원한다. 메모리 대역폭은 코어당 최대 6GB/s 수준으로 설계됐다.

또한 최신 PCIe 6.0 규격 96레인을 내장해 GPU 및 각종 AI 가속기와의 연결 성능을 강화했다. 제조는 TSMC 3나노미터(㎚) 공정에서 이뤄진다.

전력 설계는 300와트 범위 내에서 동작하도록 구성됐다. Arm은 공랭식 36kW 랙 구성에서 최대 8,000개 이상의 코어를, 수랭식 200kW 랙에서는 4만 개 이상 코어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전력 대비 지속 성능’이다. Arm은 기존 x86 기반 서버 CPU 대비 장시간 부하 환경에서 1.7배 이상 높은 지속 성능과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인텔·AMD 중심 구도에 균열?

현재 데이터센터 CPU 시장은 인텔과 AMD의 x86 아키텍처가 지배하고 있다. Arm은 모바일에서 입증한 저전력 설계 경쟁력을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분석가는 “클라우드 기업들은 전력 비용과 냉각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며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력 효율이 곧 총소유비용(TCO)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rm이 주장하는 랙 단위 효율 개선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일부 워크로드에서는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rm은 1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운영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IP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이번 발표의 본질은 기술 사양을 넘어 사업 구조 전환에 있다. Arm은 그동안 애플, 퀄컴, 엔비디아, 삼성전자, 아마존 등 고객사에 설계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모델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 칩 시장이 급성장하자, 직접 칩 공급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Arm은 향후 5년 내 해당 사업에서 연간 150억 달러 규모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타, 오픈AI, 클라우드플레어, SAP, SK텔레콤 등이 초기 고객군에 포함됐으며, 레노버와 슈퍼마이크로 등 서버 제조사가 AGI CPU 기반 서버를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Arm의 결정은 단순 제품 출시가 아니라 ‘IP 기업에서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선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GPU·메모리·패키징 기업과의 수직적 협력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GPU 중심이던 AI 인프라 경쟁은 이제 CPU, 메모리, 인터커넥트, 패키징까지 포함하는 종합 플랫폼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에이전틱 AI가 본격화되면 단일 가속기 성능보다 시스템 통합 능력이 중요해질 수 있다.

Arm의 AGI CPU는 그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모바일 시대 ‘숨은 제왕’이 데이터센터 전면에 등장하면서, AI 인프라 주도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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