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경. (사진제공=과기부)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이 435억1000만달러(약 64조3700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400억달러를 돌파,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집중으로 14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전체 수출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는 14일 이 같은 '2026년 3월 ICT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3월 ICT 수출은 전년 동월(205억2000만달러) 대비 112.0% 증가했다. ICT 수출 증감률 112.0%는 역대 최고치다. 3월 ICT 수출이 전체 수출액(861억3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2000년 9월(50.7%) 이후 역대 두 번째다. ICT 무역수지는 273억6000만달러(약 40조4700억원) 흑자로, 전월(205억5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흑자폭을 갈아치웠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전년 동월 대비 151.4% 증가한 328억4000만달러로 역대 처음 300억달러대에 진입했다. 메모리 반도체(281억7000만달러, 219.4%↑)는 AI 서버 투자에 따른 수요 집중과 DDR5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컴퓨터·주변기기도 35억9000만달러(174.1%↑)로 역대 처음 30억달러대를 넘어섰다.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급증과 단가 상승이 세 자릿수 성장세를 견인했다. 휴대전화는 고사양 신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15억4000만달러(57.0%↑)를 기록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 감소로 14억9000만달러(9.3%↓), 통신장비는 미국향 수요 둔화로 2억1000만달러(5.8%↓)로 각각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176억6000만달러, 141.0%↑)이 ICT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으며, 미국(80억달러, 189.0%↑), 대만(53억2000만달러, 82.0%↑), 베트남(50억3000만달러, 48.0%↑), 유럽연합(20억1000만달러, 89.9%↑) 등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수입은 161억5000만달러(32.2%↑)로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해를 '1990년대 호황기와 유사한 슈퍼사이클'로 규정했다. 글로벌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51%, 낸드플래시 매출은 45% 급증하고,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3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연간 D램 가격이 125%, 낸드플래시 가격이 234%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률(70~75%)이 D램(58~63%)을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형 AI 배포 확산으로 고성능 기업용 SSD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공급 부족의 핵심 원인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 라인이 집중되면서 소비자용 D램 공급이 급감한 데 있다. SK하이닉스는 HBM·D램·낸드 2026년분이 이미 완판 상태라고 말했다. IDC는 올해 D램·낸드 공급 증가율이 역사적 평균을 크게 밑도는 각각 16%, 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부족 완화 시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가트너는 의미 있는 가격 안정화가 2027년 말 이전에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으며, SK그룹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295억위안(약 6조원)을 조달해 웨이퍼 생산량을 현재 월 20만장에서 30만장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XMT는 이미 웨이퍼 투입량 기준으로 세계 D램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HP, 델, 에이수스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메모리 공급난 대응 차원에서 CXMT D램 채용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CT 업계는 중국에서 D램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현재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D램 3사 과점 체제일 때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CXMT의 생산 능력 확장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한국 기업 수준의 첨단 제품 대량 양산에는 기술적 한계가 따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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