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외이사, 독립성과 다양성 시험대에 오르다②]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IBK기업은행]
[일요서울 I 윤경진 기자] IBK기업은행이 최근 사외이사 선임에서 신임 사외이사가 모두 남성으로 구성되면서 이사회 구성의 균형 측면이 다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여성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이후 후임이 채워지며 결과적으로 남성 중심 구조가 이어진 모습이다. 관료 출신과 교수 중심 인사 구성이 반복되면서 이사회 구성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제기된다. 또한 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와 관련해 이사회 투명성 확보 여부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 여성 사외이사 부재 속 ‘성별 다양성’ 확대 필요성 제기
- 관료·학계 중심 이사회 구성 지속… 지배구조 개선 과제
기업은행은 지난 4월 중순 이사회를 열고 이호형 사외이사와 손종칠 사외이사 등 2명을 각각 3년 임기로 신규 선임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이사회 구성이 정비됐지만 여성 사외이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 여성 사외이사였던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5년 초 임기 만료로 퇴임했으며 이후 여성 사외이사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과 이사회 산하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함께 맡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선임을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 전반에서 행장 영향력이 크다는 지적도 거론된다.
이는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를 분리해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구조를 운영하는 주요 금융지주와는 다른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은행 사외이사 구성 역시 관료 출신과 학계 중심 인사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호형 사외이사는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으로 IBK신용정보 대표와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등을 지냈다. 손종칠 사외이사는 한국은행 경력 이후 현재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행장 중심 이사회 구조… 견제 장치 보완 필요성
기존 사외이사 역시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 등 학계 인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전체 4명 중 3명이 교수 출신이다.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관련 경력이 있어 ‘친관 인사’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기업은행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서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구성은 선언적 원칙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2025년 말 기준 소액주주가 22만8703명에 달하는 만큼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 확보가 주주가치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는 2억2108만4361주로 기업은행 발행주식총수의 27.7%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4대 금융지주에 이어 은행주 5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를 보이고 있다. 상장 국책은행인 만큼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과 잣대가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00억 원대 부당대출 사태 이후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사회 구성 변화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견제 기능 강화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 국책은행 특성 속 지배구조 개선 속도 ‘한계’
다만 기업은행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와 형식적 요건을 동일하게 맞추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 및 내부 이사회 규정에 따라 은행장의 제청과 금융위원장의 임명을 거쳐 선임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의장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이러한 관리·논의 체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행 측은 이번 신임 사외이사 선임 배경과 관련해 본지에 “경제 및 경영 등 금융권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은행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며 “사외이사 두 명 모두 한국은행,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등에서 재직하며 은행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료 출신 인사 선임 자체를 문제로 보기는 어렵고 국책은행 특성상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낙하산’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절차적 개선(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기준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에서는 김상희 기업투자은행(CIB)그룹장과 오은선 자산관리(WM)그룹장 등 기존 여성 부행장 2명에 더해 윤인지 정보기술(IT)그룹장과 오정순 개인고객그룹장이 합류하면서 여성 부행장은 4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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