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DEC, HBM 패키지 높이 확대 검토
삼성·SK, HBM 생산효율성 향상 기대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시기 둔화 전망도
HBM 표준 완화가 가져올 효과를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생성
[데일리한국 이보미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높이 표준이 완화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정 부담이 줄면서 양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기술 문턱이 낮아지는 만큼 후발주자와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은 최근 HBM 패키지 높이를 기존 약 775마이크로미터(㎛)에서 825~90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표준은 HBM4E(6세대) 16단 제품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HBM 표준은 기존 720㎛에서 6세대인 HBM4에 들어서며 한 차례 완화된 바 있다.
JEDEC은 전 세계 반도체 표준을 정하는 기구로,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부품들이 원할하게 호환되도록 규격을 정의해왔다. 특히 HBM의 경우 엔비디아나 AMD 같은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사들의 설계한 전체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 높이 제한을 두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제한된 높이 안에서 더 많은 칩을 쌓아 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한 기술적 한계에 도전해왔다. 삼성전자는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TC-NCF) 방식,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매스 리플로우-몰디드 언더필(MR-MUF) 공정을 통해 집적도를 높이는 식으로 한계를 극복해왔다. 다만 이는 공정 난도를 높여 수율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했다.
HBM 제품 이미지. 사진=테크인사이츠 제공
표준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공정 측면에서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조치가 확정되면 생산 수율이 안정화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전 세계적인 AI 확산으로 심화된 HBM 공급 부족 현상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기술개발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하이브리드 본딩 같은 신규 본딩 공정의 도입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16단 이상의 HBM을 775㎛ 안에 구현하기 위해선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필수라고 봤다. 그러나 높이 제한이 완화되면 기존 공정만으로도 쌓을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생긴다.
반면 일각에선 기술 문턱이 낮아진 만큼 중국 CXMT와 YMTC 같은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고난도 HBM 진입을 노리는 중국 기업들에게 기술적으로 추격할 시간과 환경이 조성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기존 표준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의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위협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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