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hatGPT
GS그룹이 건설과 정유를 포함한 주력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며 전사적 체질 개선에 나섰다. IT·플랫폼 업종을 중심으로 확산돼 온 AI를 대규모 설비 산업과 현장 중심 산업에 동시에 접목해 생산성과 안전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열사별로 추진해 온 AI 프로젝트를 올해 들어 전사 전략과 연계해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건설과 정유를 포함한 생산·설계·품질·안전 관리 전반에 AI 적용 범위를 넓히는 단계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디지털 전환(DX)에 AI 전환(AX)을 결합한 DAX 전략을 공개하며 AI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를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축적된 공정 데이터와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의사결정 구조를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유 공정은 연속 운전 체계로 단위 설비 간 상호작용이 복잡하다. 이에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적용해 공정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최적 운전 조건을 도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제품 규격과 생산 효율을 예측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 등 공정 최적화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안전과 설비 관리 영역에서도 AI 적용이 이어지고 있다. AI 기반 CCTV와 드론, 로봇을 활용해 고위험 작업을 줄이고 현장 위험 요소를 실시간 분석한다. 예지 정비 시스템을 통해 설비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는 체계도 강화했다. 생산성과 안전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 연구개발 과제 주관기관으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콤플렉스를 구축해 생산 공정 전반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AI 분석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한 '2025 한국의 경영대상' AI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건설 부문에서도 AI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사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AI LAB'을 공개했다.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내부 인프라를 활용해 설계 도면과 기술 문서 등 민감한 자료를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내부 데이터가 축적돼 자체 AI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AI LAB은 건설 현장의 핵심 자료인 도면과 지적재산권 문서를 손쉽게 입력·분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최적화했다. 기존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와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업무 유형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설계 검토 자동화와 공정 분석 고도화 등 실질적 업무 혁신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위험성 평가와 실시간 감지 시스템 도입이 확대될 경우 추락·끼임 사고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계 자동화와 자재 최적화 또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과 정유 업계에도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개별 현장이나 특정 부서 단위의 시범 적용에 그쳤다면, 이제는 경영 전략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 산업과 현장 산업은 특성상 변화 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데이터 축적과 내부 인프라 구축이 병행될 경우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제 수익성과 안전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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