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군 긴급구조대(UME)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55㎞ 떨어진 나바스 델 레이 인근에서 UME 대원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한복판에 수도 마드리드 주변 산림 지역에서 발생한 이 산불로 약 6만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AFP=연합뉴스
초여름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폭염으로 노동 생산성과 농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올해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네덜란드 은행 트리오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폭염으로 EU가 1800억 유로(약 294조8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1.1% 가운데 대부분이 폭염 여파로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리오도스는 노동 생산성 저하만으로도 EU 회원국의 GDP가 0.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농업 생산량은 3~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식료품 가격 상승과 전력 생산 감소, 전기요금 인상, 도로·철도·내륙 수운 운송 장애가 피해를 키운다”며 “폭염이 반복되는 프랑스는 더위로 GDP가 1.4% 감소해 0.6% 역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지난 6월 2주간 이어진 폭염만으로 유럽 GDP가 0.3% 감소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가뭄에 라인강 ‘두 동강’ 우려…스위스도 비상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유럽 물류의 핵심인 라인강 수운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독일 내륙 수운 물동량의 약 80%를 담당하는 라인강은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조만간 항로가 사실상 두 구간으로 끊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옌스 슈바넨 독일내륙수운협회(BDB) 회장은 이날 “이번주 카우프 수위 측정소에서 처음으로 한 자릿수 수위가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더 이상 라인강 전 구간을 운행할 수 없고 두 구간으로 나뉘는 셈”이라고 말했다.
카우프는 라인강 중류인 코블렌츠와 마인츠 사이에 있는 구간으로 원래 수심이 얕아 대표적인 병목 구간으로 꼽혀 왔다.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론다에서 올여름 첫 폭염이 시작된 가운데 한 여성이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환적 비용 급증…화학물질 도로 운송도 어려워
라인강 수위가 더 낮아질 경우 상류 공업지대인 루트비히스하펜은 물론 라인강 수운에 무역의 약 10%를 의존하는 내륙국 스위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SRF방송은 라인강 항로가 중간에 끊기면 화물을 화물차나 철도로 옮겨 실어야 해 물류비가 크게 늘어난다고 전했다. 또 부피가 큰 기계나 화학물질은 원칙적으로 도로 운송이 어려워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브라 마리 공공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여름날 센강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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