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역세권 개발·경마공원… ‘이천 성장판’ 체질 바꾼다
연구단지 49만여㎡ 실증·창업 등 복합 구축
하이닉스 축 中企·스타트업 성장 환경으로
기존 철도 인프라 주거 배후지 한계 돌파구
도시공사 출범 복지증진·SOC 선순환 정착
이천시가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시의 명운을 바꿀 거대한 승부수를 던졌다. 성수석 시장은 취임 직후 제1호 공약이자 시정 ‘1호 결재’로 반도체 연구단지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승인한 데 이어 ‘역세권 르네상스’와 ‘이천도시공사 설립’, ‘경마공원 유치’ 카드를 연달아 꺼내 들었다.
이는 이천을 대한민국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의 중심이자 문화·레저가 어우러진 자족형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세부 실행계획 마련과 관계기관 협의, 행정절차 이행 등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클립아트코리아
성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도시의 명운을 가르는 대전환기를 맞아 첨단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경제·교통·도시’ 중심의 입체적 전략 전면에 나선 것이 49만5천여㎡ 규모의 반도체 연구단지다.
시가 구상하는 반도체 연구단지는 연구, 실증, 창업, 인력양성, 정주 기능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미래형 첨단 복합단지다. 시는 SK하이닉스를 축으로 기업,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연구 및 실증 시험장(테스트베드) 구축도 검토된다.
첨단 기술의 성과를 시민의 삶에 돌려주는 민생 경제 정책도 병행된다. 신재생에너지 수익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햇빛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과감히 확대해 골목경제를 살린다. 또한 위험사업장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노동자 지원을 확대해 사회안전망을 한층 굳건히 할 방침이다.
성수석 이천시장은 지난 8월 창전동사무소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이천시 제공
반도체 연구단지와 함께 시정을 이끌 핵심축은 경강선 역세권 개발과 이를 주도할 공공기관인 ‘이천도시공사’의 출범이다.
그동안 시는 이천역, 부발역, 신둔도예촌역 등 훌륭한 철도 인프라를 구축하고도 주거 배후지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성 시장은 임기 내에 이 세 곳의 역세권 일대를 일자리와 상업·문화·교통이 융합된 자족형 복합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역세권 르네상스’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외부 민간 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시가 100% 출자하는 공공개발 기관인 이천도시공사를 출범시켜 난개발을 막고 내실을 기한다는 복안이다. 이천도시공사를 통해 확보한 개발 이익은 시민 복지 증진과 도로·문화·체육 등 생활 SOC, 교육 인프라 등 공공투자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천시 경마공원 유치 서명운동 안내문 캡처. /이천시 제공
산업과 도시개발을 잇는 또 하나의 성장축은 ‘경마공원 유치’다. 시는 그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 및 수질관리 특별대책지역 지정 등 중첩 규제로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경마공원 유치는 이러한 규제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일 종합 프로젝트다.
시는 경기도와 충청권을 잇는 관문이자 수도권 동남부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을 내세워 ‘수도권과 충청권을 연결하는 국가균형발전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KTX 감곡장호원역과 광역 도로망을 통해 수도권과 충청·강원권이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는 이미 ‘말산업 특구’로 지정돼 전국 말 개체의 약 10%가 사육·휴양하는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관내 26개 농가(470여 두)와 승마·휴양 시설, 전문 말병원 등이 있어 치료·휴양·재활이 가능한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과천에서 경주를 마친 경주마들이 이천에서 휴양하는 기존 인프라에 경마공원이 더해진다면 이동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경강선과 KTX 감곡장호원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는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마사회 입장에서도 경제적 이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주민과의 민·관 소통기구를 구성해 수용성을 높이고 마사회와 상생 모델을 조율해 경마공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정문. /이천시 제공
이 같은 주요 정책이 임기 초반부터 추진되는 배경에는 6·3 지방선거 기간 구축된 중앙정치권 및 경기도와의 협력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성수석 시장 후보는 SK하이닉스 정문 앞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함께 ‘황금빛 반도체 웨이퍼’ 서명식을 통해 초격차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이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천을 찾아 ‘반도체 설계연구단지 조성 정책 전달서’에 서명하며 중앙당 차원의 예산 및 제도적 지원을 확약했다.
성 시장은 “반도체 연구단지와 역세권 르네상스, 그리고 경마공원 유치는 이천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하나의 완성형 도시발전 전략”이라며 “준비된 인프라와 22만 시민의 열망을 하나로 모아 이천을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레저 자족도시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말산업 특구’에 접근성·저렴한 지가 강점
민·관 소통기구로 ‘수용성 UP’ 유치 기대
市, 세부 실행계획·관계기관 협의 등 추진
하나의 완성형 발전전략 첨단·레저 도시로
■ [인터뷰] 성수석 이천시장 “미래 100년을 준비할 때 시민 상생 경쟁력 높일것”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대규모 도시개발과 산업정책을 잇달아 꺼내 든 성수석 이천시장은 “지금은 이천의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개발이익을 시민에게 돌려주며, 중앙정부·경기도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성 시장은 취임 직후 반도체 연구단지 조성계획을 제1호 공약으로 결재한 데 대해 “공약은 시민과의 엄숙한 계약”이라며 “1호 결재는 그 약속을 실질적인 성과로 바꾸겠다는 행동 선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반도체 생산도시를 넘어 연구와 실증, 창업, 인재 양성이 함께 이뤄지는 산업도시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시장은 역세권 개발에 대해 “그동안 이천시는 역 주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역세권을 일자리와 상업, 문화, 교통이 어우러진 자족형 거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기존에는 외지 민간 자본에 의존하면서 개발이익 상당 부분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였다”며 “앞으로는 공공이 개발을 주도하고 그 성과가 시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마공원 유치에 대해서는 “관광과 일자리, 세수 확대를 함께 이끌 수 있는 대형 복합 프로젝트”라며 “이천이 가진 교통망과 말산업 기반을 활용해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성장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경기도와의 협력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방선거 당시부터 주요 현안에 대해 경기도와 중앙정치권의 공감대를 만들어 왔다”며 “이 같은 협력 기반을 예산과 제도적 지원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시장은 “반도체와 역세권 개발, 경마공원 유치는 도시발전 전략”이라며 “임기 초반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천/서인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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