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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환자들이 일상 진료 과정에서 남긴 기록을 뜻하는 실사용증거(RWE)가 미국 신약 심사에서 실제 판단 근거로 활용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 제약공업협회 의약품평가위원회 임상평가부회는 이달 ‘RWD/RWE에 관한 계통적 조사’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 사례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 흐름을 규제 환경과 연계해 정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FDA 승인을 받은 189개 약물 가운데 23개 품목이 진료 데이터를 심사 자료로 제출했다. 이 가운데 16건(69.6%)은 기존에 없던 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확보하는 데 활용됐고, 7건(30.4%)은 이미 허가된 약물의 적응증을 넓히는 데 쓰였다.
종양이 아닌 일반 질환 분야가 20건(87.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단순 참고를 넘어 실제 판단의 핵심 근거로 쓰인 경우도 11건에 달했다.
심사 과정에서 FDA는 기존 무작위 대조시험처럼 단순한 통과 여부만으로 자료를 판단하지 않았다. 질환 특성과 데이터의 출처, 해석 방식 등을 함께 고려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2건(52.2%)에서 RWE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자료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는 분명히 짚었다.
측정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교란 요인이 20.6%로 가장 자주 지적됐고, 통계적 검정력 부족(11.8%), 특정 환자군에 치우치는 선택 편향(8.8%) 등 데이터 자체의 구조적 제약도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이처럼 흩어진 진료 데이터를 연결하기 위한 기술로 보고서는 ‘토큰화(Tokenization)’를 첫 번째로 제시했다. 환자의 생년월일이나 성별, 우편번호 등 개인 식별 정보를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암호화해,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분산된 동일 환자의 기록을 안전하게 묶는 방법이다.
개인정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데이터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결합하기 어려워 실제 활용에는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가상의 환자를 컴퓨터 안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법도 함께 주목된다. 과거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 대조군을 만들어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유럽에서는 일부 활용이 인정됐지만, 일본은 아직 신약 심사에 직접 적용한 사례가 없다. 충분한 양의 정밀한 데이터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의무기록을 분석해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는 과정에는 거대언어모델(LLM)과 자연어처리(NLP)가 투입되고 있다. 나고야대학 부속병원은 약 1800명의 진료 기록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약 90% 정확도로 구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대상자 선별을 진행해 최종 27명의 환자를 추려냈다. 다만 병원마다 기록 방식과 전산 체계가 달라 동일한 모델을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로 지적된다.
제도 환경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2025년 12월 5일 개정된 의료법을 통해 후생노동성이 보유한 공적 데이터베이스를 가명 처리해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일본 제약공업협회는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적용 사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산·관·학이 협력해 규제 과학 관점에서 실증을 축적해야 의약품 개발 과정 전반에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출처: 日本製薬工業協会 医薬品評価委員会 臨床評価部会, “RWD/RWE に関する系統的調査 – FDA の承認申請事例と革新しい技術を用いた課題へのアプローチ”, 日本製薬工業協会(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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