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편집인/편집국장.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배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이른바 ‘이너서클’ 논란까지 다양한 쟁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장의 판단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결국 성과이며, 그 성과가 지속 가능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지 여부입니다.
한 금융지주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취임 이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이익 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했고, 비이자이익 확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사업 고도화까지 병행됐습니다.
주가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수년 사이 세 배 가까이 상승한 흐름은 단순한 금융주 재평가를 넘어 경영 전략과 실행력에 대한 신뢰가 축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주주환원 정책까지 맞물리며 실적, 주가, 환원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나타난 높은 찬성률은 이러한 시장의 판단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실제 주주들은 정치적 프레임보다 수익성과 배당, 그리고 경영의 연속성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에게 제도적 장치는 제한이 아니라 정당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됩니다.
더 나아가 산업 전반에서 요구되는 것은 구조 전환과 기술과 서비스의 경쟁력입니다. 최근 제조업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한 화학 기업은 기존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소재 중심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저수익 범용 사업을 축소하고,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AI 확산과 공급 과잉, 수요 둔화가 겹친 환경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기술 중심 포트폴리오로의 재편은 단기 실적을 넘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방위산업 역시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국산 전투기가 양산 단계에 진입했지만, 핵심 부품인 항공엔진과 소재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엔진은 전투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며, 수출과 운용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소재 측면에서도 초내열합금 등 핵심 자원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 자립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전투기 기술 경쟁은 이미 6세대 단계로 이동하고 있으며, 엔진과 소재 기술이 격차를 좌우하는 국면입니다. 대응이 늦어질 경우 기술 격차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술 자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과 제조, 방산을 관통하는 공통된 질문은 분명합니다. 성과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그리고 그 성과를 얼마나 지속 가능한 구조로 이어갈 것인지입니다. 단기 실적을 출발점으로 삼아, 구조 전환과 기술 축적으로 이어나감으로써 지속 가능성을 끊임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성과는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또한 그 구조는 결국 기술과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완성됩니다.
이 세 요소가 함께 작동할 때에만 기업 가치는 시장에서 설득력을 갖습니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무엇이 검증됐는지를 먼저 짚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장은 이미 나온 결과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기해 줄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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