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출처=연합]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면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 50조원 시대'가 현실화됐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06%, 영업이익은 755.01%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41.73%, 영업이익은 185% 급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매출 93조8000억원·영업이익 20조1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43조6011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시장 전망치도 크게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영업이익 38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핵심은 반도체다. 업계와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전사 실적을 사실상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DS 부문 영업이익을 최대 40조원 후반대까지 추정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연합]
◆HBM4 양산 본격화…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강화
특히 AI 서버 투자 확대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엔비디아, 구글, AMD 등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HBM뿐 아니라 D램·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시장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PC용 D램(DDR4 8Gb) 가격은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한 달 새 40% 가까이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사실상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단가 인상 → 실적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수익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3E 공급 확대에 이어 6세대 HBM4 양산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HBM4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될 전망이다.
향후 관건은 전사 체질 개선이다. 잠정 실적 특성상 사업부별 세부 수치는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 성장을 강하게 견인하는 동시에 다른 사업부 역시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과 프리미엄 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MX사업부가 2조원대 이익을 확보하고 DX 전체 역시 견조한 수익성을 방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 중심의 DS 부문 매출 및 이익 상승과 DX 부문의 시장 경쟁력 강화로 전사 역대 최대 실적 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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