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붐에 엑스에너지 IPO 흥행
DL이앤씨, 740조원 글로벌 SMR 시장 선점
딩카 바티아 엑스에너지 CCO(최고영업책임자, 왼쪽 다섯째)와 배종식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 부본부장(왼쪽 여섯째)이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열린 SMR 표준화 설계 계약 체결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의 미국 SMR(소형모듈원전) 선도 기업 엑스에너지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DL이앤씨가 투자한 엑스에너지가 지난 24일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보유 지분 가치가 3년 만에 6배 가까이 증가했다.
DL이앤씨는 지난 28일(현지 시각) 기준 자사가 보유한 엑스에너지 지분 가치는 약 1720억원에 달한다고 29일 밝혔다. 2023년 1월 시리즈 C 투자 이후 3년 만에 2000만달러(약 300억원)에서 6배 가까이 뛴 것이다.
스타트업은 시리즈 A·B·C 등 단계별로 자금을 모집하는데, 시리즈 C는 시장을 세계로 넓히거나 연관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받는 단계다.
지분 가치 상승의 배경에는 엑스에너지 주가 급등이 있다. SMR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적인 전력 공급망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지분 가치도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엑스에너지는 당초 희망밴드 상단인 19달러를 웃도는 23달러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 24일 종가(29.20달러)가 공모가 대비 27% 상승한 데 이어 3거래일 만에 50% 가까이 올라 현재(28일 기준) 34.1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이번 IPO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4750억원) 이상을 조달하며 원전 기업 상장 역사상 최대 규모(자금 조달액 기준)를 기록했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는 4세대 SMR 개발사다. 고온의 헬륨가스로 냉각하는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리즈 C 단계부터 참여한 주요 투자자로, 초기부터 성장을 지원했다.
DL이앤씨는 SMR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메가와트) 이하인 소형 원자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SMR 시장 규모는 약 5000억달러(약 7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협력 성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2030년 초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을 개발 중이며, DL이앤씨가 그 표준화 설계를 맡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관련 계약을 체결해 4세대 SMR 기술과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계약 규모는 1000만달러(약 150억원)이다. 국내 건설사가 SMR 개발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 핵심 설비인 증기발생기 교체 분야에서 국내 최다 실적을 보유한 DL이앤씨는 대형 원전과 SMR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기발생기 교체 공사는 수명이 남은 원전의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증기발생기를 교체하는 작업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시공 경험이 요구된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엑스에너지가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DL이앤씨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며 “대형 원전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SMR 관련 투자를 확대해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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