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법원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코스피 상장사 ‘DI동일’ 시세조종 핵심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범죄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아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고,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다투는 준항고 결과 등을 먼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정 모 씨, 신 모 씨, 장 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전원 기각했다.
이들은 유통주식 수가 적어 거래량이 많지 않은 DI동일 주식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재력가와 금융회사 직원, 소액주주 운동가 등 11명과 법인 4곳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 중 주요 피의자인 4명에 대해 지난달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시세조종 혐의의 성립 여부와 범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핵심 증거 확보 과정에서의 위법성 논란도 영장 기각의 주요 사유가 됐다. 현재 김 씨와 신 씨 측은 수사기관의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며 서울남부지법에 준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재판부는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압수 절차의 적법성을 다투는 준항고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다른 피의자인 정 씨와 장 씨의 구속 여부 역시 해당 결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도 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 경과와 피의자들의 주거 및 직업,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려던 검찰의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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