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E 코리아가 발표한 ‘2026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의 상업용 부동산 매입 확대 의향은 7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2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투자자 4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국내 투자자 77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시장 전망과 리스크, 선호 전략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2026년 매입 확대 의향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으며, 순매수 의향 역시 31%로 8%포인트 증가해 아시아 태평양 평균 대비 약 14%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응답자의 83%가 투자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전반적인 시장 참여 의지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안정화 기대가 주요 배경으로 꼽혔으며, 가격 조정과 기대수익률 개선에 대한 전망이 투자 심리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단순 금융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자산 펀더멘털 개선을 통한 실질 수익 확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투자 동인도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투자 확대 의지는 여전히 조건부 성격을 띤다. 중앙은행 통화정책 방향성은 응답자의 45%가 지목한 최대 리스크로 나타났으며, 인플레이션 지속(22%), 레버리지 가용성(21%), 환율 변동성(16%) 등 주요 변수에 대한 우려도 확대됐다. 대주 심사 기준 강화에 대한 부담 역시 커지면서, 향후 시장에서는 자산 경쟁력뿐 아니라 자금 조달 구조와 실행 역량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이 3년 연속 가장 높은 선호도를 유지했다. 오피스 자산이 여전히 최선호 섹터로 꼽히는 가운데, 물류·데이터센터·호텔 등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전통 자산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성과 수익 구조 다변화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AI 산업 확장과 정책 지원 기대를 배경으로 핵심 투자 섹터로 부상했다. 응답자의 88%가 가격 상승을 전망하며 주요 자산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호텔 역시 방한 외래관광객 회복과 수요 구조 고도화에 힘입어 투자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오피스 중심 시장에서 멀티섹터 구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인식 변화로도 이어졌다. 서울은 아시아 태평양 해외 투자 선호 도시 순위에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공동 3위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물류, 호텔, 데이터센터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변화되며 균형 잡힌 투자 시장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5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약 34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해외 자본 유입 역시 약 6.5조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2026년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10% 감소하며 완만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시장 위축보다는 자산의 질과 수익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검토하는 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향후 시장은 거래량 확대보다는 우량 자산 중심의 선별적 투자와 자산 가치 재평가, 수익 구조 고도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올해 투자 심리는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통화 정책과 거시경제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공존한다”며 “2026년은 자산의 질과 수익 구조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가 지난해 말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 경로 불확실성을 높이고, 이는 투자자의 차입 비용과 매입 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현 CBRE 코리아 캐피탈 마켓 총괄 부사장은 “서울이 투자 선호 도시 공동 3위에 오른 것은 오피스 중심 시장에서 멀티섹터 구조로 진화한 결과”라며 “우량 자산으로의 자본 집중과 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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