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4일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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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 2막을 시작했다. 올해는 주식발행시장(ECM) 진출과 리테일 경쟁력 확보 등 수익 다변화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남 대표가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로부터 부여받은 임기는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이다.
연임 배경으로는 대체투자 전문성과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 능력이 꼽힌다. 지난 1년간 채권발행시장(DCM)·대체투자·인수금융 등 전문 인력과 은행 시너지가 맞물리며 투자은행(IB) 부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순영업수익 증가율은 지난 2023년 -28%에서 지난해 18%로 회복했고,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446억원에서 67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수익 내 비이자이익 비중도 31%에서 36%로 확대됐다. 대출채권과 유가증권 비중은 2023년 8대2에서 지난해 5대5로 재편되면서 균형 잡힌 증권사 구조를 갖췄다.
리그테이블 내 존재감도 뚜렷해졌다. 본격적인 증권 영업 1년 만에 국내채권 대표주관 12위·여전채 대표주관 8위·ABS 17위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인수금융 부문 4위까지 올라왔다.
성과의 바탕에는 남 대표의 대체투자 전문성과 탄탄한 네트워크가 있다. 남 대표는 증권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출신으로 재직 시절부터 대체투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이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5년간 역임하며 지난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수십 년간 증권·운용 업계를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당시 'IB와 디지털이 강한 종합증권사'를 목표로 내걸고 양완규 IB부문장(부사장)·박기웅 S&T부문장(부사장)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미등기 임원 29명 중 11명이 미래에셋증권 출신으로, 대우증권 시절부터 이어온 인맥이 인재 영입의 주요 통로가 된 셈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 회장이 주영국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남 대표가 대우증권 런던지점장으로 각각 근무하며 처음 연을 맺은 뒤 22년간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 2023년 남 대표가 멀티에셋자산운용에서 우리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에도 임 회장이 직접 자추위에 남 대표를 추천했고 이후 우리투자증권 초대 대표로도 낙점했다.
둘의 신뢰 관계는 은행과의 협력 구조를 구축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의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딜을 확보하고, 이를 증권의 구조화 역량으로 상품화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구조에서 은행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핵심 축이 된다.
다만 수익구조 다변화는 남 대표의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DCM에 치우친 IB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재편해야 한다. IB는 DCM과 주식발행시장(ECM)으로 나뉘는데, 우리투자증권은 DCM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지만 ECM의 꽃으로 불리는 IPO 시장에서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IPO 주관을 따내려면 과거 실적인 트랙 레코드와 총액 인수를 뒷받침할 자본력이 필수적이지만 신생사인 만큼 두 가지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본금 1조원 수준의 소형 증권사로 분류된다.
지난해 8월 IPO 조직을 신설하고 한국투자증권 출신 인력을 전진 배치한 것은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한국투자증권에서 15년 이상 IPO 업무를 담당한 박성봉 부장을 팀장으로 앞세우고 박 부장과 함께 이직한 5명의 부서원으로 조직을 꾸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여 년간 IPO 주관 실적 3위권을 유지해 온 증권사다.
리테일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8월 출범했지만 투자매매업 인가는 8개월 뒤인 지난해 3월에야 승인받으며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출시를 기점으로 브로커리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이후 우리은행 앱 연계·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신규 투자자 유입에 나섰으며 임 회장이 직접 MTS 홍보대사를 자처할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도 뒤따랐다.
남 대표 역시 AX(AI 전환) 등 현장의 혁신적인 시도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MTS 오픈 7개월 만에 해외주식 거래와 AI 맞춤형 기능을 강화한 차세대 '우리WON MTS'로 리뉴얼했고, 올해도 AI 리포트 서비스·업계 최초 'S클래스' 펀드 담은 중개형 ISA 출시 등 상품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는 더디다. 지난해 3월 말 MTS 오픈 당시 65만명이던 고객 수는 연말 71만명으로 9.2% 늘었지만, 3분기(약 70만명) 대비 연말 증가폭은 1만명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된 모습이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등 리테일 강자들이 점유율 수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우리은행 고객의 실질적 전환과 플랫폼 차별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리테일 기반 확충은 매매 수수료를 넘어 자산관리(WM) 수임료 수익과 IB 금융상품의 유통 채널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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