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가격 경쟁력으로 대중 전기차시장 공략
지커·샤오펑은 프리미엄·소프트웨어 경쟁 예고
현대차·기아, 배터리 구독·자율주행 실증 맞불
지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사진=지커코리아)
매일일보 =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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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공략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비야디(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중형 전기차 시장을 파고드는 가운데 지커(Zeekr), 샤오펑(Xpeng) 등 후발 중국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가 가격·상품성·기술을 앞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략은 가격대와 차급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BYD는 대중차 시장, 지커는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샤오펑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드 기술을 내세워 국내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미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산 차량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만39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53.9%로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달 테슬라는 1만319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고, BYD도 2023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권에 진입했다.
BYD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압박을 키우는 대표 주자다. BYD는 아토 3와 씰, 씨라이언 7에 이어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까지 투입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일부 모델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하반기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동화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커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첫 모델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준비 중이다. 7X는 100킬로와트시(kWh)급 대용량 배터리와 800볼트(V) 고전압 시스템, 여기에 전장 4800㎜, 휠베이스 2900㎜ 수준의 차체를 갖춰 실내 공간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커 7X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경쟁 구도는 수입 전기차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예상 가격대와 차급, 배터리 성능 등을 감안하면 테슬라 모델 Y와 폴스타 4는 물론 현대차·기아의 주요 전기차와도 비교가 불가피하다. 나아가 제네시스 GV60이나 GV70 전동화 모델 등 프리미엄 전기 SUV 수요와도 일부 겹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샤오펑은 중국 전기차 공세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넓힐 브랜드로 꼽힌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드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로 최근 미국 자동차 유튜버들이 중국 현지에서 샤오펑의 주행보조 시스템을 테슬라 FSD와 비교 체험하는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으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체험기에서는 샤오펑이 복잡한 도심 주행 환경에서 테슬라보다 더 적극적인 주행 성향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샤오펑이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가격과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주행보조 기술 영역으로 본격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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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도 중국 브랜드의 공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에 대해 “저희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며 “긴장도 되지만 동시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경계하면서도 이를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중국산 차량의 원가 경쟁력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평가하며 안전과 품질, 고객 서비스 등 전체적인 고객 경험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격 경쟁력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제품 완성도와 서비스 신뢰를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맞서 ‘초기 구매비용 낮추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할인과 금융 혜택, 중고차 트레이드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을 추진하면서 대응 수단도 넓어졌다. 배터리를 차량 가격에서 분리해 월 이용료로 내는 방식이 도입되면, 소비자가 처음 차를 살 때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낮출 수 있다.
이 방식은 국내 업체에 유리한 대응 카드로 꼽힌다. 배터리 구독제는 배터리 회수와 재사용, 점검, 보증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정비망을 갖춘 업체일수록 운영하기 쉽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브랜드와 차값만으로 맞붙기보다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서비스 신뢰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에 참여해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차량 200여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도심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구글 웨이모와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단순히 차값을 낮추는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품질과 사후관리, 자율주행·SDV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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