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BTS 마케팅 들썩… 암표 거래, 가격표 미고지 등 불법 상술 경계
- 광화문 너머 ‘도심 전체 무대’… 정부·서울시 안전관리 총력 대응
- 명동·을지로까지 번진 ‘BTS’… 마케팅 경쟁 속 바가지 경계도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전광판에 BTS 컴백 공연 관련 광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3월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무료 컴백 공연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여는 가운데 서울 도심 전체가 BTS를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약 4년 만의 완전체 컴백이라는 점에서 ‘ARMY’를 포함한 국내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도 최대 26만 명으로 예상되는 인파에 대비해 안전대책을 총동원하고 암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가요계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BTS 정규 5집 ‘아리랑’ 발매를 기념해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야외 컴백 무대이다. BTS는 공연 하루 전인 20일 새 앨범을 발표한 뒤 다음날 완전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OTT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된다.
BTS는 이번 공연의 사전 리허설을 별도 공간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 리허설은 본 공연장에서 이뤄지나 이번 공연은 야외무대인 만큼 보안 유지와 안전 관리 필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리허설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광화문부터 시청역까지 대규모 관람 구역 조성… 사진·동영상 촬영 적발시 강제 퇴장 조치
BTS 공연장 좌석배치도 일부. [위버스 갈무리]
BTS의 인기에 걸맞게 공연 규모도 이례적으로 편성됐다. 광화문 삼거리를 시작으로 시청역 인근까지 약 1㎞에 걸쳐 대규모 관람 구역이 조성될 예정이다. 전체 관람석은 2만 2000석 규모로 A구역 스탠딩, B구역 지정석, C구역 추가 좌석(스탠딩)으로 나뉜다.
현장에는 대형 스크린과 게이트, 안내데스크,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오는 18일부터는 네이버 지도에서 화장실과 게이트, 스크린, 안내데스크 등 주요 시설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나 사전 예매자와 이벤트 당첨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별도로 티켓을 구할 수 없다. 경찰청도 공연 당일 현장에 경찰관 56명을 별도로 투입해 암표 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예매자와 당첨자는 티켓 수령을 위해 현장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여권, 청소년증, 모바일 신분증 등 인정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휴대전화를 제외한 카메라 장비는 일체 반입할 수 없고 셀카봉과 삼각대, A3 이상 대형 가방, 캐리어 등도 반입이 되지 않는다.
공연 중 영상 중계를 포함한 사진·동영상 촬영도 금지되며 적발 시 강제 퇴장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정부·서울시 인파·안전 관리 총력 대응… 시청·광화문·경복궁역 무정차
서울시 BTS 라이브공연 안내사이트. [서울시 누리집 갈무리]
정부와 서울시는 인파 관리에 사실상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일 ‘BTS 컴백 행사 인파 안전관리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관계기관별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행사 당일인 21일 하루 동안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는 다중운집인파재난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될 예정이다. 행안부와 경찰은 상황관리반을 구성하고 지자체는 신속대응반을 가동한다. 오는 19일과 20일에는 민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안전점검단이 행사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를 사전 점검한다.
서울시도 별도 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일 ‘BTS 컴백 행사 대비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광화문에서 서울광장까지 도심 전체를 하나의 행사장이라는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실장을 본부장으로 상황총괄반, 교통대책반, 의료대책반, 외국인지원반 등 8개 실무반으로 구성된 시민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한다. 자치구와 소방, 관계기관을 포함해 총 3400여 명의 현장 대응 인력이 투입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9대와 인력 765명을 배치해 구조·구급 대응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경찰 인력도 4800명 규모가 투입된다.
인파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행사장 인근 지하철은 무정차한다. 시청역(1·2호선), 경복궁역(3호선)은 오는 21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무정차하고 광화문역(5호선)은 같은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무정차한다.
시내버스는 일부 노선이 무정차 통과하거나 임시 우회한다. 행사장 인근 도로에서는 주정차 위반 차량을 특별 단속하고 공공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 대여·반납도 중지된다. 또 공연 전까지 개방화장실과 이동식 화장실 2535기를 확보해 청결 인력까지 별도로 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행사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된 디지털 가이드북을 제작해 교통과 긴급 연락망, 신고 요령, 서울 관광 코스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스마트서울맵을 활용한 종합 안내지도 서비스도 제공한다. 해당 지도에는 개방화장실과 무정차 통과역, 안내소, 현장진료소 등 주요 시설 위치가 표시된다.
120 다산콜센터도 공연 전날부터 당일까지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상담 인력을 확대 배치한다. 현장에는 통역 지원에 나설 관광안내사 70명과 자원봉사자 600여명이 투입된다.
을지로·명동 일대 BTS 특수 마케팅 등장… 외국인 상대 바가지 우려도
지난 11일 서울시 중구 명동 거리가게 모습.
유통업계에서도 관련 행사를 맞아 마케팅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19일부터 22일까지 본점과 에비뉴엘 외벽에 BTS 응원색인 보라색 조명을 연출하는 ‘웰컴 라이트’를 선보인다.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색적인 야간 경관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본점과 잠실점,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에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K-웨이브 쇼핑 위크’를 진행하고 본점 지하 1층에는 한국 대표 선물 상품을 모은 ‘K-GIFT’ 공간과 K푸드존을 확대 운영한다.
하이브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협업한 ‘아리랑’ 팝업은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용산 하이브 사옥에서 진행된다.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는 신보(신규 앨범) 제목에 맞춰 한국 전통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과 ‘뮷즈(MU:DS)’ 협업 물품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외국인 고객 대상 ‘K-Love Festival’을 열고 K-WAVE존에서 BTS 매거진과 마그넷, 퍼즐, 봉제인형, 특전 앨범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장을 찾은 해외 팬들을 명동 상권으로 유도해 쇼핑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페 업계도 외국인 수요 잡기에 나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16일부터 명동과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주요 관광지 100개 매장에서 ‘서울 석양 오미자 피지오’와 ‘서울 막걸리향 콜드 브루’ 등 서울 특화 음료 2종을 출시한다. 회사 측은 최근 늘어나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메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가 이처럼 BTS 공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에는 실제 관광 수요 확대가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약 187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 결과 이 가운데 80%가 서울에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BTS 국내 콘서트 1회 공연당 최대 1조 2207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공연 특수가 모두 긍정적인 면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광화문 인근 숙박업소 83곳을 점검한 결과 18곳에서 숙박요금표와 영업신고증 미게시 등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부 굿즈와 먹거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동 길거리 상점가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객 A씨(21)는 “여행 자체는 즐거웠지만 (음식)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놀랐다”고 말했다. 자신을 VIP(빅뱅의 팬클럽)라고 밝힌 B씨(28)는 “명동에서 다양한 K-POP 굿즈를 볼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가격이 조금 나가는건 사실”이라며 “공식 굿즈샵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과도한 가격 책정이나 표시 가격과 실제 가격의 불일치, 현금 결제 유도 같은 문제는 공연의 흥행과 별개로 서울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해 특별 대책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대한민국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가지 상술에 대한 단속·제재도 엄정하게 해야 한다”며 “바가지 상술은 대한민국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앞으로 주력 산업이 돼야 할 관광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관계자는 “불시 점검을 통해 총 18개 숙박 업소를 단속했다”며 “공연 당일까지 현장 점검을 계속 진행하고 민원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대응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청도 공연 전후 명동 거리가게(길거리 상점가) 가격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거리가게로 허가된 노점은 무조건 가격을 다 표시하게끔 조치해놨다”며 “관광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공연 전후로 가격을 급격히 올려치는 행위는 하지 말게끔 운영자 단체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일부터 27일 기간 중 8번 정도 미스터리 쇼퍼를 활용해 조사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1만 원을 적어놓고 2만 원을 받는 식의 바가지 상술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BTS 광화문 공연은 단순 컴백 무대를 넘어 서울을 드러내는 종합 이벤트가 됐다. 서울이 BTS를 통해 세계의 시선을 끌어모은 것은 분명하나 그 시선을 호감으로 바꿀지 실망으로 돌릴지는 공연 당일까지 이어질 현장 관리와 상권 질서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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